이시영 '비동의 임신' 논란에 배아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작성 : 2025-07-17 07:37:47
    ▲ 배우 이시영 [연합뉴스]

    배우 이시영이 이혼 소송 중인 배우자 동의 없이 배아를 이식해 임신한 사실을 공개하며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배아 생성·관리·처분 등에 관한 제도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 신규 생성된 배아는 78만 3,860개로 5년 전인 2019년(42만 7,818개) 대비 83.2% 늘었습니다.

    연간 생성 배아 수는 2016년 33만 4,687개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1년(55만 724개) 50만 개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전년(2023년·59만 9,851개) 대비 30.7%나 늘었습니다.

    배아 생성 의료기관이 냉동 보관 중인 배아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38만 3,520개로 집계됐습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해 배양접시에서 수정·배양한 뒤 여성의 자궁에 이식해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자연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가 활용하는데, 항암 치료 등으로 당장 임신·출산하기 어려운 부부가 우선 배아를 만들어뒀다가 나중에 이식하기도 합니다.

    배란 유도제를 이용해 다수의 수정란을 생성한 뒤 1~3개만 이식하고 나머지는 동결 보존했다가 다음 이식 주기 또는 다음 자녀 임신 준비 때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이식에 이용된 배아 개수는 20만 1,496개로 전년(16만 8,018개) 대비 19.9% 늘었습니다.

    2019년(15만 2,761개)보다는 31.9%, 2016년(12만 8,672개)보다는 56.6% 증가한 수치입니다.

    폐기되는 배아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배아 상태가 임신에 적합하지 않거나 보존기간이 지나서, 또는 동의권자가 폐기를 요청해서 폐기된 배아는 지난해 53만 3,266개에 달했습니다.

    전년(40만 7,569개) 대비 30.8%, 2019년(26만 506개) 대비 104.7% 급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생명으로서의 배아 지위를 인정하고 폐기되는 배아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부부간 이혼 과정에서 배아 처분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시영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냉동 보관하던 배아를 이식해 둘째를 임신했고, 이혼한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법적으로 혼인 관계가 정리돼 갈 때쯤 냉동 보관 기간(5년) 만료 시기가 다가왔다면서 "제 손으로 보관 기간이 다 되어가는 배아를 도저히 폐기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겠다는 이시영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혼한 배우자가 아이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하는 도덕적·법적 책임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현행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배아 생성을 위해 난자·정자를 채취할 때 배우자가 있으면 그 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식할 때는 별도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배아 보관 도중에 배우자가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김 의원은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위한 기술이 진보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면서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세심하고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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