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쑤성 유치원서 '집단 납중독'..당국 은폐 의혹까지

    작성 : 2025-07-14 23:18:07
    ▲'집단 납중독' 中 유치원 급식 조리 장면 [연합뉴스]

    중국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200여 명의 원생이 집단 납중독 증세를 보인 가운데 현지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톈수이시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납중독 진단을 받은 아동은 약 200명에 달합니다.

    시 당국은 조리 과정에서 식용 불가한 '미술용 물감'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유치원 원장 등 관계자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당국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들에 따르면, 톈수이 지역 병원에서 받은 검사는 대부분 정상 수치로 나왔지만, 인근 산시성 시안시의 병원에서 재검을 받자 수십 배 높은 납 농도 수치가 확인됐습니다.

    한 학부모는 "딸의 혈중 납 농도가 톈수이에선 5.4㎍/ℓ로 나왔지만, 시안에선 232㎍/ℓ로 측정됐다"며 검사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실제 시안중앙병원에선 다수 아동이 200~500㎍/ℓ 수준의 납 농도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기준으로는 혈중 납 농도 100㎍/ℓ 이하가 정상이며, 미국 CDC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간주합니다.

    납중독은 아동의 중추신경계에 비가역적 손상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질환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시 당국이 시안에 있는 학부모들을 찾아가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한 학부모는 "톈수이시 담당자가 '톈수이로 돌아와야만 의료비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며 위협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술용 물감이 왜 급식에 사용됐는지, 보다 저렴한 식용색소 대신 냄새가 강한 물감이 쓰인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2006년 톈수이에서 200명 이상이 납중독에 걸렸던 전례가 뒤늦게 알려지며, 지역 내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이번 사건의 진짜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당시에도 정부 지정 의료기관 검사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았던 사실이 있어 조작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간쑤성 당국은 12일 사건 조사를 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