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산단 연속 기획보도,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행정의 역할에 대해 짚어봅니다.
세계 경제 불황에도 울산 국가산단에는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때문이라는데, 여수국가산단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22년 이후 울산산단에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모두 6건, 투자된 사업비만 무려 20조 원에 달합니다.
불황에도 울산산단에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적극적인 행정 서비스 덕분입니다.
울산시는 2022년 첫 대형 사업이었던 현대자동차 전기차 신공장 프로젝트를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담당할 전담 공무원을 배치했습니다.
현대차 사업장으로 출근한 해당 공무원은 기업의 6백여 건에 달하는 인허가를 직접 해결했습니다.
법과 규정에 제동이 걸리면 정부에 직접 건의해 법령을 바꿔가면서까지 해법을 찾아냈습니다.
그 결과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던 600여 건의 인허가는 10개월 만에 처리되는 등 첫 원스톱 전담공무원 제도가 성공을 거뒀습니다.
다른 곳에서 인허가 지연으로 수십, 수백억의 이자비용을 떠안던 기업들이 울산을 찾게되는 선순환 구조도 이어졌습니다.
▶ 송연주 / 울산시 기업현장지원과장
- "건설 경기도 굉장히 활성화될 수 있었고 이러한 인허가 단축 사례가 전국적으로 또 다른 기업에도 많이 전파가 되면서 후속 투자가 이어지는 데 굉장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울산시는 대형 프로젝트마다 전담 공무원 2명을 배치해 유치 대상 기업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수시도 2015년부터 여수산단 기업들을 대상으로 원스톱서비스 지원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기업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 여수산단 관계자(음성변조)
- "뭐 얘기하면 '안 된다, 안 된다'고만 하니까.. 평소에 하던 거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면 이제 안 하려고 하는.."
기업 유치를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성과를 낸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는 전적으로 '지자체장의 의지'에 달린 문제입니다.
▶ 한문선 /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 "시장의 어떤 의지, 또 사실 우리 공무원들도 변해야 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시도지사의 과감한 변신, 변화. 기업을 지원해서 기업이 잘 되게 되면 결국은 우리 시도 잘 되는 거고 도도 잘 되는 겁니다. "
바깥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여수산단,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행정기관이 어떻게 기업체를 뒷받침해야 하는지 울산시의 행정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