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반도의 정남쪽, 정남진에 장흥군이 대규모 관광지 조성을 9년 째 추진 중입니다.
그동안 국비와 군비가 90억원 가까이 투입됐지만, 여전히 허허벌판 그대롭니다.
어떻게 된 일인 지, 탐사리포트 뉴스in에서 천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장흥군이 정남진 주변 우산도에 대규모 관광지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 스탠딩 : 천정인
- "첫 삽을 뜬 지 올해로 7년 째지만 보시는 것처럼 허허벌판만 있을 뿐 계획했던 관광시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축구장 56개 크기의 땅에 민자 등 488억원을 투입해 콘도와 스파, 오락 시설 등을 지어 내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 자본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10년이 다 되도록 제자리 걸음입니다
낮은 사업성 때문입니다.
▶ 싱크 : 민간 업체 관계자
- "수요가 없으면 사업은 할 수가 없죠. 수요가 있어야죠. 그런데 정남진에 관광객이 몰린다는 얘기는 저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도 민자 유치가 불투명해 사업 자체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도로와 주차장 등 기반 시설에 이미 국비와 군비 등 84억원이 투입돼 사업을 접을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안종수 / 호남대 명예교수
- "이런 투자방식이 이해가 안되고요. 더구나 지방에서 이렇게 많은 돈을 민자 투자 없이 공공시설을 먼저 하겠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장흥군은 결국 지난해 말 휴양*문화시설을 대폭 축소해 사업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사업 기간을 3년 연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처음부터 예견됐습니다.
2009년 투자 심사를 받을 당시, 장흥군은 사업비가 300억원이 넘으면 정부로부터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심사를 피하기 위해, 임의로 사업비를 절반 수준인 200억원대로 줄여 전라남도의 심사를 받았습니다.
사실상 허위 심사를 받은 겁니다.
▶ 싱크 : 장흥군 관계자
- "(장흥군에서) 단기간에 부담 능력이 되지 않으니까 점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공공투자 부분을 줄였던 것(같습니다)"
전라남도의 심사 결과도 무시했습니다.
민간 투자자를 먼저 확보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장흥군은 무작정 공사부터 시작했습니다.
조건부 승인을 내준 전라남도는 이후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고, 국비 50여억 원이 그대로 장흥군에 지급됐습니다.
▶ 싱크 : 전라남도 관계자
- "그런 것은 감사에서 판단할 사항인 것 같고요. 저희들이 이것을 가지고 잘됐다 안됐다라는..현재까지는 저희에게 그런 권한이 없는 상태입니다"
뒤늦게 감사원 감사에서 이같은 상황이 모두 지적됐는데도, 장흥군은 오히려 큰 소립니다.
▶ 인터뷰 : 이명록 / 장흥군 문화관광과
- "아무것도 투자 안해놓고 민간 투자사한테 우선 투자부터 하라고 하면 앞 뒤가 안맞는거에요. 누가와서 투자를 합니까"
▶ 스탠딩 : 천정인
-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무조건 하고보자는 식의 무리한 사업과 그것을 가능게 한 소홀한 관리 감독이 결국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c 천정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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