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25년간 운영돼 온 광주의 한 대형 산부인과가 이달 말 문을 닫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10명 넘게 아기를 받았지만, 이젠 하루에 1명 꼴도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광역시마저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면서, 불편은 고스란히 임산부와 가족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고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 도심 한복판에 우뚝 서 있는 대형 산부인과.
지난 1998년 개원해 2009년 확장 이전까지 하며 25년간 분만을 도맡았지만, 이번 달 말 문을 닫게 됐습니다.
많게는 하루 10명 가까이 분만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하루에 1명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 싱크 : 산부인과 관계자
- "하루에 한 명 정도 낳는다고 보면 돼요. 근데 하루에 한 명 받으려고 원장님 7명이 당직 서면서 매일 같이 밤낮 공휴일 1년 365일 문 열어 놓기가 쉽지 않죠."
불편은 고스란히 예비 부모와 가족들의 몫입니다.
▶ 인터뷰 : 김주은 / 광주 북구 오치동
- "산부인과는 아무리 좋은 병원이라고 해도, 가까운 곳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쩌다 보면 산모 혼자 병원 가야 할 일이 있을 수도 있어서요."
▶ 인터뷰 : 정혜린 / 광주 북구 신안동
- "병원이 젤 중요한 거잖아요. 병원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법안 같은 걸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전남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담양과 곡성, 영암, 신안에는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4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영광군마저 지난 4월 인력을 구하지 못해, 하나 있던 산후조리원이 문을 닫았습니다.
▶ 싱크 : 산후조리원 관계자
-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습니다. 공공산후조리원도 운영하려면 어쨌든 간호인력이 필요하잖아요. 간호사가 부족해서 아마 공공도 안 될 거예요."
지난해 전남의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처음으로 1명대가 무너졌고, 광주는 2018년 이후 꾸준히 0명대입니다.
아이 울음소리가 줄면서 지역 분만 인프라 붕괴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KBC 고영민입니다.
#저출생 #산부인과 #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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