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풀렸지만 대학가는 이제 "비대면이 좋아요"

    작성 : 2022-09-08 09:00:01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캠퍼스는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지 반년 여가 지나면서 코로나 이전의 캠퍼스 모습을 되찾는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요?

    오히려 비대면이 익숙한 대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이나 스터디 모임 등에도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잠옷 입고 스터디 해봤니? 난 해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스터디 모임 구성원을 모집하는 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 비대면 모임 공고도 이제는 유행처럼 자리잡았습니다.

    비대면 토익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18학번 학생 A씨는 "비대면 모임이 대면 모임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대면 모임보다 편리해 선호도가 높다고 말합니다.

    다소 느슨할 수 있는 스터디 분위기는 벌금 제도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며 "토익뿐만 아니라 NCS 스터디도 비대면으로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비대면 스터디 방식을 옹호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기인 지난 2020년, 2021년 두 해 동안 일상적으로 비대면 학교 생활을 경험해왔던 대다수 대학생들은 팀플과 같은 학과 수업 뿐만 아니라 취업면접, 자격증 공부 등도 비대면 방식에 익숙합니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비대면 팀플 방식들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21학번 이윤형 씨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비대면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해 비대면으로 팀과제를 진행했다"며 "다른 팀원들도 대체로 비대면을 선호했다"고 말했습니다.

    -비대면 모임 '노잼'이라고? 아니오!

    학생들은 비대면 모임을 선호하는 이유가 단순히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꺼려지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대면 모임보다 비대면 모임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덜해 개인 일정에 맞추기 유리하다는 장점도 큽니다.

    대외활동, 과제, 알바 등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들에게 한 번 만나려면 여러 차례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대면 모임은 비효율적입니다.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19학번 김진희 씨는 여행 계획을 위해 친구들과 비대면으로 모인 경험을 말했습니다.

    그는 "거리두기가 풀렸지만, 친구들이 각자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달라서 비용적으로도 만나기가 쉽지 않았고, 만나더라도 각자 일정 때문에 길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잡기 어려웠다"며 랜선 모임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목적이 있는 만남뿐만 아니라 술 모임, 스포츠 경기 응원 등 과거에는 대면으로 만날 수밖에 없던 것도 지금은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대학교 K-컬처공연·기획학과 21학번 고은서 씨는 "친구와 영상통화로 축구나 야구 경기를 함께 보면서 응원했다"며 "대학에 와서 거리두기 규제로 인해 비대면을 많이 접하다 보니 대면보다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려대학교 간호학과 22학번 정채은 씨는 "랜선 모임으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며 "코로나 시대에 고등학교를 다녀서 랜선 모임으로 만나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휴강? 어림없지, 일어나 수업 듣자!

    비대면 형식에 익숙한 건 교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6일 태풍 11호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일부 대학들은 학생 안전을 위해 휴강 또는 비대면 수업을 권고했습니다.

    코로나 이전 자연재해 등의 사정이나 교수의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휴강이 불가피할 때면 보강 일정을 잡곤 했지만 최근에는 휴강 자체가 드물어졌습니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장일구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휴강 외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자연재해 속에서도 계획에 따라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번 태풍 북상으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말했습니다.

    그는 "실시간 비대면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더 높일 수 있는 장점들도 있었다"며 "자연재해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비대면 수업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졌던 캠퍼스의 모습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대학생들은 아직 '비대면 문화'가 익숙한 듯합니다.

    사회성 결여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은 달라진 비대면 문화를 통해 새로운 일상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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