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으로 수사를 통해 구체적 사실이 확인되겠지만, 사고가 난 건물의 철거 방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철거 계획서와 달리 상층부를 남겨둔 채 저층부터 철거가 시작됐고, 무거운 토사가 건물을 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대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철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무리한 방식을 밀어붙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어서 이형길 기자입니다.
【 기자 】
붕괴 사고가 나기 전 건물 철거 현장 모습입니다.
중장비가 공사장 쪽 측면 벽을 모두 철거해 건물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습니다.
철거 시작 당시 사진에는 저층부 벽부터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kbc가 입수한 해체 계획서대로라면 토사 위에 중장비가 올라가 위 3개층을 먼저 철거하고, 저층부는 토사를 치운 뒤 지지대를 설치하고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조현기 / 광주 동구청 건축과장
- "동영상을 보거나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일단 제출된 계획서 내용대로 철거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토사가 미는 압력과 중장비의 힘이 더해지면서 건물이 힘없이 무너졌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 인터뷰 : 조철희 / 구조공학 박사
- "그 토사가 이 구조물에는 횡하중인 토압으로 작용함으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변형이 도로변 쪽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안전성 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2019년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뒤 건축물관리법이 개정돼 4층 이상 건물은 철거 계획을 지자체에 허가 받아야 합니다.
광주 동구청은 서류만 보고 철거 허가를 내줬고, 구청이 지정한 감리는 철거 현장에 나와보지도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송창영 /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
- "각 지자체마다 철거 해체에 대한 행정이 다르다 보니까 깐깐한 데는 (사고가) 덜 나고 이렇게 되는 거죠."
철거 방식부터 안전성 검증, 현장 관리까지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건물 붕괴도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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