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광주시 공직사회 민간 단체에 갑질도 '심각'

    작성 : 2017-06-18 17:33:35

    【 앵커멘트 】
    해외 출장을 간 광주시청 고위 공무원이 산하기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공직사회 갑질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공무원 갑질이 민간 영역에서도 심각해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탐사리포트 뉴스 인, 오늘은 광주시 공무원 갑질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박성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공무원 정년 퇴임식을 앞둔 지난해 말.

    건설관련 협회 광주지사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발신자는 광주시 공무원.

    선배 공무원이 정년퇴직을 하니, 순금 황금열쇠와 감사패를 준비하라는 요구였습니다.

    ▶ 싱크 : 건설업종 협회 관계자
    - "황당했죠, 황당했고.. 사실 저희가 시청이랑 엄청 연관된 업무를 하는 건 아닌데 그런걸 요구하니까 좀 황당했죠."

    협회 전국 지사 중 퇴임식에
    금품을 요구하는 것은 광주시가 처음이었습니다.

    본사와 논의 끝에 결국 이 협회는 감사패를 만들어 전달했습니다.

    회원사인 건설사들의 인허가권을 광주시가 쥐고 있어 요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싱크 : 건설업종 협회 관계자
    - "중앙에 문의를 드렸죠.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서. 금전적인 것까지 저희가 할 수 없다해서 감사패만 전달한 걸로 알고 있어요."

    또 다른 민간 협회는 과도한 공무원 접대 요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민간 협회가 한 해 동안 사용한 예산 결과 보고서입니다.


    공무원 접대비로만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썼습니다.


    협회장 판공비 천 2백여 만원도 대부분 공무원 접대비로 사용됐다고 설명합니다.

    ▶ 싱크 : 유통업종 협회 관계자
    - "판공비 접대비 이런 것이 다 그런 용도로 나가는 돈이라니까요. (두 개 다요?) 네."

    한 달 평균 2백만원을 공무원 술자리나 식사자리, 골프 등에 사용한 겁니다.


    김영란 법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요구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는 접대비용을 더 늘릴 계획도 세웠습니다.

    ▶ 싱크 : 유통업종 협회 관계자
    - "한계가 지어져 있겠어요? 접대하는데.. 이런 돈하고 저런 돈하고 보태서 쓰는거죠."

    업종별 직업별로 모여 만들어진 협회는 대표적 공무원 갑질의 피해자들입니다.

    공무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회원사들의 인허가 기간이나 정책 방향 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싱크 : 광주 민간 협회 관계자
    - "모든 사업이라던가 프로젝트 그런 것들을 관에서 주도해버리니까 우리 사업자는 공무원들 얼굴만 쳐다볼 수 밖에 없어요. "

    시 예산을 직접 받는 민간 협회의 경우에는 공직사회의 갑질에 더욱 취약합니다.


    지난해 광주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은 단체는 모두 56곳, 한 해 지원금은 74억 원에 달합니다.//

    지원금이 끊길 경우 협회 존립에까지 영향을 받다보니 위법성이 있는 요구도 들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 싱크 : 광주 민간 협회 관계자
    - "특히 인건비나 기타 경비들.. 수입 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죠. 우리가 아쉬워요. 결론적인거는. "

    문제는 이같은 공무원 갑질을 밝히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광주 전남에서 신고 받은 공무원 권한남용 건수는 모두 260여 건.

    폭언이나 무성의한 태도 등 85%가 개인 민원인 신고입니다.//

    민간 협회나 단체의 경우 뒷일이 두려워 갑질을 신고할 생각도 못합니다.

    ▶ 인터뷰 : 김동헌 / 광주 경실련 사무처장
    - "본인들의 하급기관이 아니라 같이 업무를 해야하는 파트너쉽 관계라는 걸 교육을 통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 스탠딩 : 박성호
    광주시는 고위 공무원의 해외 성추행 사건이 떠지자 뒤늦게 이른바 공직사회 갑질 감사에 들어갔습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공무원 청렴을 강조하는 각종 구호들이 커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공직사회의 갑질로 인한 피해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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