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 대책이라며 광주사업장을 프리미엄 가전생산 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죠.
그런데 알고 봤더니 여론 무마를 위한 눈가림용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엔 광주시의 아무런 대책없는 가전산업
정책이 한몫했습니다.
탐사리포트 뉴스인 임동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병삼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나 광주사업장을 프리미엄 가전기지로 육성하고, 신제품도 광주에서 생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윤장현 광주시장(지난달 27일)
- "현재는 (광주사업장이) 프리미엄급으로 가는 전환기로 이해를 해달라."
생산라인 이전에 따른 지역의 피해 우려가 확산되자 긴급히 내놓은 대책입니다.
▶ 스탠딩 : 임동률
- "하지만 광주사업장을 프리미엄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9000 시리즈'라는 고가 모델을 대거 도입하면서 광주사업장을 모듈생산방식으로 전면 전환했습니다.
(C.G 1)
이후 광주사업장에서는 셰프컬렉션 같은 고가의 냉장고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스마트 에어컨, 프리미엄 세탁기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프리미엄 가전기지 구축을 3년 전에 완료한 겁니다.
광주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힌 무풍에어컨 등 신제품도 이미 광주 생산이 정해진 상황이었습니다.
▶ 싱크 :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프리미엄 기지로 이미 만들고 있었잖아요.) 그렇죠. 그건 삼성에서 하는 얘기고요. (에어컨도 여기서 사실 생산하고 있었잖아요.) 그렇죠. 임시방편으로 삼성에서는 여론몰이 해 빠져나가려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죠."
이미 구축된 프리미엄 기지를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새롭게 육성하는 것처럼 둘러댄 겁니다.
더욱이 프리미엄 제품의 생산 효과도 적다는 게 업계의 반응입니다.
▶ 싱크 :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프리미엄은 아마 프로테이지로 보면 (생산량의) 20~30%도 채 안될 거에요. 프리미엄 육성한다 해도 수요처가 없는데 육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런데 광주시는 이런 상황을 몰랐을까.
(C.G 2)
광주시 일자리투자정책국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16년 업무추진계획엔 '삼성전자 대기업 생산라인 해외이전에 따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이전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얘깁니다.
▶ 싱크 :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오래전부터 예상이 됐던 거에요. 이 부분은. 누차에 걸쳐서 저희들이 (광주시에) 이야기를 했고. 문제가 된다. 대비를 해야된다 했는데, 그렇게 심각하게 안받아들였죠. "
이 때문에 동부대우전자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13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동부그룹은 당시 광주공장에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밝혔지만, 그룹 사정이 어려워지자 투자는 커녕 있던 공장 부지마저 매각했습니다.
이 사이 물량이 줄면서 몇 곳은 이미 문을 닫는 등 100여곳에 달하던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도산 위기에 내몰린 상탭니다.
하지만 광주시는 아무런 대책도 지원도 없었습니다.
▶ 싱크 : 동부대우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동부대우전자가) 인수하기 전보다 매출이 반 이상 줄었을 겁니다. 협력사들이. 지원요청을 하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현재는 지원이 없는데."
▶ 싱크 :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자동차 100만대 생산, 자동차 밸리 그쪽에 (광주시가) 너무 치중하고 있지 않았나. 삼성이라는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자산을 너무 관리를 못하지 않았나."
이번에도 광주시의 대책은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손두영 / 광주시 미래산업정책담당
-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좀 더 업체들이 현실적으로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니즈를 파악해서"
현장에선 당장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 싱크 :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
- "(앞으로 상생협의회에) 참석할 계획은 없어요. 문제가 얘기가 안됩니다."
▶ 싱크 : 김보곤 디케이산업 회장
- "당장에 그냥 운영자금 얼마 지원하는 것 보다는 지금 광주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경영안정자금을 이율을 대폭 더 낮춰서."
오는 7월 삼성전자의 베트남공장이 가동되면 라인 추가이전과 광주사업장의 인력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임동률
- "한때 광주는 백색가전산업의 메카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광주시의 무능행정이 주요산업을 내팽개쳤다는 지적입니다. kbc 임동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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