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땅굴을 파고 들어가 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치는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허술한 감시망과 솜방망이 처벌로 지난해 송유관에서 도둑 맞은 기름이 100억 원어치에 이릅니다.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커다란 구덩이 속으로 몸을 집어 넣자 어두컴컴한 땅굴이 드러납니다.
80m 길이 비좁은 땅굴에 전등과 환기시설까지 갖추고 송유관 기름을 훔친 현장입니다.
이렇게 지난해 발생한 송유관 기름 절도 사건은 12건에 피해는 100억 원에 이릅니다.
대부분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 앏은 관을 연결한 뒤에 범행현장을 흙이나 콘크리트로 막아두면서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싱크 :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 "(도유시설이) 어디 있는지 찾는 게 어렵습니다. (기름이)빠지는 것은 감지가 되는데 도유시설이 바깥으로 연결이 돼 있잖아요. 창고쪽으로 내지는 주유소로 바로 연결하는 경우도 있고요."
국가 기간망인 송유관 기름 절도가 끊이질 않는 건 허술한 감시망 때문입니다.
여수와 울산산단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뻗어있는 송유관 길이가 천km에 달하는데 도보순찰 이외에 직접적인 감시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송유관공사가 유압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일정한 유압으로 기름을 빼내는 기술까지 동원되면서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 손실이 큰데 비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등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도 기름 절도가 사라지지 않는 이윱니다.
▶ 인터뷰 : 노상일 / 변호사
- "지난해 송유관 석유 절취 범죄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손실에 비해 처벌정도가 낮기 때문에 석유 절취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또 심각한 토양오염과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한 감시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kbc 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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