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초라한 겨울나기

    작성 : 2016-01-31 20:50:50

    【 앵커멘트 】
    주로 휴전선 부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아 순천만까지 내려와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천만에서도 구조센터의 단골손님이 될 정도로 먹이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상환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 독수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양발을 들어 장난을 치다가도 2미터가 넘는 날개를 펼쳐 단번에 하늘로 솟구칩니다.

    주로 휴전선 부근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지만 먹이경쟁에서 밀린 어린 독수리들이 순천만의 겨울 손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 인터뷰 : 황선미 / 생태연구사
    - "개체 수는 많이 증가됐는데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 됐고, 먹이를 찾아서 남녘까지 내려왔죠. 순천에도 매년 15마리 이내 개체 수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순천만에서도 먹이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습지보호지역에서 동물 사체를 찾기 힘든데다 공식적인 먹이주기 행사도 없기 때문입니다.

    인근 섬진강변에서는 독수리떼가 썩은 물고기를 먹거나 모래를 쪼아먹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굶주려 탈진하거나 상처를 입어 구조되는 독수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차인환 /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 치료사
    - "영양공급이 부족해서 탈진하거나 비행하다 날개를 부딪히는 사고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매년 3~4마리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구조센터의 단골손님이 된 독수리가 하늘의 제왕이란 호칭이 무색하게 초라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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