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붕괴 위험 때문에 광주 평화맨션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떠난 지 1년이 다 돼가는데요...
여전히 재건축 등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집을 잃은 주민들의 기약없는 기다림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올해로 89살인 안형모 할아버지는 20년 넘게
살아온 보금자리였던 평화맨션 앞을 지날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하루 아침에 집에서 쫓기듯 나온 뒤 인근 쪽방을 옮겨다니며 하루 하루를 견디는 신세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안형모 / 평화맨션 주민
- "내 둥지가 저렇게 못쓰게 되버려서 남의 둥지에 살면서, 돈 벌이도 없는 사람이 애들한테 손벌려서 25만 원씩 주고 살아요."
지자체는 물론 언론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곧 해결될 것이라 믿었지만 진전 없이 1년의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하던 고령의 입주민 3명은 끝내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 싱크 : 평화맨션 주민
- "구청에서 나가라고 했잖아요. 우리는 구청에서 하라는 대로 따랐거든요. 그니까 우리는 아무 대책 없이 그 때 당시에 나왔잖아요. 너무 힘들고 이걸 또 언제 어느 때 (해결될 지) 알 수도 없고.."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해온 한 40대 입주자는 재건축을 위해 밤낮 없이 뛰느라 생계를 뒷전으로 미뤘습니다.
생활자금으로 억대의 빚까지 생겼지만 평화맨션 재건축 문제가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 막막하기만 합니다.
▶ 싱크 : 평화맨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금액적인 이자 부담부터 해서 심리적으로 너무 부담이 크고, 당장에 애들도 같이 많이 못 놀아주고 그런게 너무 큽니다 지금"
해결책은 재건축 뿐이지만 세대 당 1억이 훌쩍 넘는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위험한 집에 들어가 살 수도 없고 재건축을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 속에 주민들의 기약 없는 떠돌이 생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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