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포자에 담긴 생명의 신비'...섬 양치식물 100종의 기록

    작성 : 2025-12-23 15:15:26
    ▲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치식물 4종의 식물체 및 포자 사진 [연합뉴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2년간의 연구 끝에 우리나라 섬 지역 양치식물 100종의 포자 미세구조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흔히 고사리로 불리는 양치식물의 포자는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섬 지역 식물 조사를 진행하며 23과 100종의 양치식물 표본을 채집하고, 수만 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 등 연구 장비를 활용해 포자의 형태와 표면 무늬를 정밀하게 기록했습니다.

    특히 양치식물의 포자는 고유한 표면 무늬를 포함한 정교한 미세 형질을 품고 있어, 식물을 분류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이 포자 외벽을 구성하는 스포로폴레닌 성분은 화학적 내성이 매우 강해 수천 년의 시간 동안 퇴적층 속에서도 그 구조가 변하지 않고 보존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포자는 과거의 식생 분포와 환경 변화를 간직한 '생태적 기록물'이 됩니다.

    이번에 구축된 100종의 미세형질 데이터는 향후 지질학적 화석 데이터와의 대조를 통해 과거 기후 변화의 궤적을 규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한국 섬 양치식물 포자 도감' [연합뉴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물석송, 솔잎난, 새깃아재비, 검은별고사리 등 4종을 포함해, 섬 지역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분포가 확인된 16종의 양치식물 포자를 확인했습니다.

    이는 희귀식물의 보전·복원 연구는 물론 우리나라 섬 생물다양성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된 양치식물 포자 연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섬 양치식물 포자 미세형태 정보를 처음으로 정리·통합한 성과입니다.

    이 성과를 집대성한 『한국 섬 양치식물 포자 도감』은 23일 발간되고, 발간된 자료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누리집(http://hnibr.re.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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