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최고의 발견으로 '좌완 불펜' 곽도규, '공격형 포수' 한준수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시계추를 일년 더 돌려본다면 이우성 아닐까 싶습니다.
이우성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상위 지명을 받았고, 일찍이 상무야구단에 다녀와 군 문제도 해결했던 거포 외야 유망주였지만 10여 년간 만년 백업 선수로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출루율 0.363 장타율 0.417 OPS 0.780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습니다.
이우성의 활약은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팀 사정으로 주포지션인 외야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었고,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졌던 4월에는 월간 타율 0.313, 4홈런, 21타점으로 중심 타선의 공백을 말끔히 지워냈습니다.
이제는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우성이 야구를 그만두려했다는 사연과 이를 다잡아준 이범호 감독(당시 타격코치)의 이야기가 이범호 감독 에세이 <압도하라 타이거즈>를 통해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때는 KIA 구단이 2023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한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명단에 포함된 외야수는 김석환, 김호령, 나성범, 이창진, 최형우, 소크라테스 등 모두 6명.
이우성은 없었습니다.
프로 생활 10년 차에 접어든 이우성은 "2023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한 이후에는 정말 야구를 그만 두려했다. 그런데 당시 이범호 코치님이 저에게 '할 수 있다'고 계속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포기를 생각하고 있는 저를 당시 코치님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우성은 답답한 마음에 당시 타격 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을 찾았고, 이범호 감독은 '본인을 믿고 다시 해보자'며 이우성에게 희망을 심어줬습니다.
당시 이범호 코치는 이우성이 그동안 기술적으로 배웠던 야구와 다르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당시 공을 찍어 치는 기술을 구사하던 이우성에게 타격 기술을 바꿔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작업이었는데, 그동안 해왔던 것들로 인해 "안 된다"며 쉽사리 바꾸지 못했던 이우성.
당시 이범호 코치는 "안 되는 건 없다"면서 1년 내내 이우성에게 이야기 했다고 하죠.
단 시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꾸준히 준비를 해나갔고, 이범호 감독이 타격코치 2년 차였던 2023시즌, 이우성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독으로 1년차이자 통합우승을 일궈낸 2024시즌에도 이우성은 주전으로 맹활약 했습니다.
이우성은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야구가 잘 되기 시작했다"며 "그 말씀을 조금만 일찍 들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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