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군공항 이전을 위한 범정부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설문 결과를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 보좌관들을 만나 전남의 모 지역 주민들이 군공항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는 자료를 내놨는데, 시도 간 협의도 없었고 실체도 불분명한 설문조사 자료였습니다.
신뢰를 저버린 광주시의 태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광주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광주의 주요 현안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자리였는데, 군공항 이전에 대한 정책자료 중에 난데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끼워 넣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남의 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공공기관 이전과 KTX 등 교통망 확충 등이 전제되면 4분의 3이 동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군공항 이전을 위한 범정부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전에 전라남도와 협의가 없었고 자료의 출처와 내용도 실체가 없습니다.
광주시는 모 국회의원실을 통해 자료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해당 의원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시 관계자
- "그 자료가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 쓸데없이 과장이 그런 문구를 세 줄 넣어서 그러는데 그냥 순수한 의미로 썼나 봐요 이런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설문 문항 자체도 4,500억 원의 지원금과 고속도로, KTX 연결, 농업 관련 공공기관 이전 등의 지원책이 주어진다면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식으로 신뢰성과 공정성도 훼손됐다는 지적입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확정되지 않은 지원책을 늘어놓고 주민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며, 여론조사 당시에도 반발이 거셌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지역 주민
- "문항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것을 여론조사 결과라고 내놓을 수 없는 조사니까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는 문항들이니까.."
전라남도는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면 범정부협의체 논의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순서인데, 광주시가 협의도 없이, 출처도 불분명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시도 간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총리가 직접 나서면서 모처럼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광주시가 일방적인 설문 결과를 내밀어 여론을 조장하고 시도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kbc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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