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내몰리는 산업단지 '고령 노동자'

    작성 : 2021-12-22 19:21:51

    【 앵커멘트 】
    이번 여수 이일산업 폭발사고의 희생자 3명은 모두 60~70대 고령의 노동자입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산업단지의 고령 노동자들이 위험요인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계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이일산업 폭발 사고로 숨진 노동자 3명의 나이는 각각 70살과 67살, 64살입니다.

    60-70대인 이들은 이일산업과 도급계약을 맺은 서원플랜트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증기가 발생하는 60m 높이의 탱크 위에서 배관 연결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경력이 많은 이들의 경험상 위험한 작업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판단입니다.

    ▶ 인터뷰 : 박연식 / 플랜트노조 여수지부 조직1국장
    - "우리도 교육을 시키지만 위험한 작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회사에서는 작업을 해주시오, 괜찮습니다 그러면 작업을 하는 거죠"

    현재 여수국가산단 관련 60대 이상 고령 노동자들은 6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대기업과 같은 원청업체는 60대 이상의 고용을 꺼리는데다 최근에는 일감 자체도 줄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임금이 적은 대기업 협력사나 도급업체 등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이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3분기 여수산단 고령자일자리센터를 통해 용접과 배관 등의 플랜트 분야 구직을 희망하는 60대 이상 노동자 가운데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20%에 불과했습니다.

    일자리가 절실한 이들이 위험한 업무에 투입되더라도 시키는데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이윤종 / 여수산단 고령자일자리센터장
    - "조금 불안전해도 불이익을 당할까 봐서 말씀을 못 드리고 시키는 데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겁니다."

    위험한 현장의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겨버리는 '위험의 외주화'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

    게다가 이 외주 업무를 시키는데로 할 수 밖에 없는 고령의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심각성이 큽니다.

    ▶ 스탠딩 : 이계혁
    위험한 현장에 매몰리고 있는 고령의 노동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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