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산단과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광양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광양만은 각종 화학물질과 원유 등의 원료를 들이고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선박들이 줄을 잇는 곳인데요.
선박 좌초와 원유 유출 등 각종 해양 사고도 끊이지 않으면서 바다가 오염됐고, 생태계가 일부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kbc 특별취재팀이 해양환경 전문가와 전문 잠수사들과 함께 직접 광양만 바닷속을 살펴봤습니다.
이형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휘어지고 찢겨진 송유관 사이로 원유가 쏟아져 나옵니다.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지난 2014년 GS칼텍스 송유관 원유 유출 사곱니다.
80만 리터가 넘는 원유가 바다로 흘러들었고, 기름띠는 사고 지점에서 5km가 넘는 곳까지 번져갔습니다.
당시의 사고는 아직까지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여수시 신덕마을 어민
- "풀 있어요 바다 풀 그게 고기 산란하고 하는 곳인데 그게 다 지금 없어져 버렸어요."
이후에도 광양만에서의 기름 유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수해경이 기름 유출로 방재에 나선 건수만 하더라도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40건에 유출 기름량만 1만 3,000리터에 달합니다.
끊이지 않는 기름 유출에 바다는 괜찮을까?
해양환경탐사 전문가들과 전문 잠수사와 함께 광양만 바닷속을 직접 들어가봤습니다.
희뿌연 바닷물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더 깊이 내려가 보니 갯벌에는 불가사리들만 가득합니다.
생명력이 강한 불가사리는 오염된 바다에서도 살 수 있어 해양 오염의 척도로 불리는 생물입니다.
▶ 인터뷰 : 박근호 / 해양환경인명구조단
- "불가사리나 좀 오염된 지역에 많이 있는 생물들이 분포돼 있고"
표층과 심층의 해수와 갯벌도 직접 채취해봤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민병규 / 전남대 환경해양학 박사
- "면밀하게 조금 분석을 통해서 알아봐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큰 이슈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양환경공단의 측정 자료를 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수질 오염도를 측정하는 화학적 산소요구량, COD 수치가 광양만 해역에서 지난 2015년부터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바다로 오염 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 싱크 : 해양환경전문가
- "최근에 광양만에 유기물이 들어올 수 있는 인자가 뭐가 증가했는지를 살펴봐야 되잖아요 그러면 산업단지 증설밖에 없는 거잖아요 지금 상황으로 보면"
화학적 산소 요구량 수치가 올라가는 시기가 GS칼텍스와 LG화학 등 대기업 공장의 증설 시기와 맞물립니다.
문제는 해양 오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어디서 어떤 유해물질들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스탠딩 : 이형길
해양 오염은 한번 진행되면 복원이 쉽지 않습니다. 늦었지만 산단이 집중된 광양만에 수질과 오염도를 조사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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