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시립예술단 산하 시립극단이 수년 간 예산을 빼돌려 온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참여하지 않은 제작진에게 인건비를 준 뒤 되돌려받고, 업체에게는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입니다.
이같은 예산 빼돌리기는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3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탐사리포트 먼저 이형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광주에서 활동하는 한 연극 배우의 지난해 통장 거래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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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2백만원이 입금되자 세금을 뺀 금액이 곧바로 다른 계좌로 출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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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또 70여 만원이 입금되고 같은 방식으로 돈이 되돌아갑니다.//
공연에 참여하지 않은 제작진에게 인건비가 지급되고 이 돈이 다른 곳으로 새고 있는 겁니다.
해당 배우는 광주시립극단에서 계좌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고, 송금하라는 계좌로 되돌려줬다고 말합니다.
▶ 싱크 : 연극배우
- "실질적으로 거기에 참여를 하지는 않았는데, 이제 금액이 들어오고 나가고 사실은 어디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시립극단 공연에 납품하는 업체의 계좌에도 수상한 거래가 포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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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정기 공연을 앞두고 극단에서 800여만원이 입금되자 업체에서는 극단 단원의 가족 계좌로 20% 가량을 다시 송금합니다.//
업체 측은 시립극단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해 울며겨자먹기로 되돌려줬다는 입장입니다.
▶ 싱크 : 공연납품업자
- "리턴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요.큰 단체에서 이렇게 한다는 것은, 월급도 지급 될 것이고 그건 항목이 따로 있을 건데 그걸 해달라는게 이해가 안됐어요."
공연 관계자들은 계좌만 빌려줘 유령 제작진으로 참여하거나, 물품대금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것이 광주시립극단에서는 오래된 관행이라고 고발합니다.
▶ 싱크 : 시립극단 공연 관계자
- "서울에서 온 제작진도 정말 리턴때문에 못살겠다고 돈도 조금 주면서 얼마나 된다고 돌려달라고 한다고 짜증난다고"
예산을 몰래 되돌려받아 개인이 사용했다면 횡령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시립극단 단장과 살림을 책임지는 단무장은 지급한 인건비와 물품비를 일부 돌려받아 운영비로 썼다고 해명합니다.
▶ 싱크 : 광주시립극단 단장
- "업체들 스탭들은 그 나름대로 진행하는 팀이 하다보면은 운용의 묘를 살리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어요. "
해명을 그대로 믿더라도 불법 예산 전용으로 형사법상 처벌 대상입니다.
▶ 스탠딩 : 이형길+크로마키
광주시립예술단은 현재 7개 산하 예술단이 있고, 연간 예산은 160억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예산 빼돌리기 정황이 드러난 극단 공연비는 6억7천만원으로 7개 예술단 중 가장 많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광주시는 예술단 운영 외에도 민간 예술단체에 한 해 330억원 가량을 지원하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예산 빼돌리기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성호 기자의 보돕니다.
광주 동구에 있는 궁동예술극장입니다.
광주시는 소극장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0년부터 매년 4~5곳의 극단을 선정해 이곳에서 상설 연극공연을 열어왔습니다.
최근 3년간 광주시가 들인 예산만 2억 4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 공연들 역시, 수상한 거래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공연에 참여한 한 극단 대표가 소속 배우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계좌번호와 금액이 적혀있습니다.//
실제로 이 배우는 해당 공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통장으로 백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그리고 그 돈은 같은 날 극단 대표가 일러준 계좌로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소속 배우를 유령 제작진으로 등록한 뒤 돈을 되돌려 받은 겁니다.
참여 극단에서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광주시립극단 단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에 상납했다고 털어놓습니다.
▶ 싱크 : 참여 극단 관계자
- "궁동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천5백을 받으면) 5백만 빼고 나머지 천만 원을 리턴을 해주죠"
실제로 이 상설공연에 참여하는 다른 극단은 매년 바뀌지만 시립극단 단장이 운영하는 극단은 꾸준히 참여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시립극단 단장은 상납 받은 돈이 자신의 극단과 공연을 위해 필요한 돈이었다고 시인했습니다.
▶ 싱크 : 광주시립극단장
- "이런 예산에서 거기가 다시 재투자해가지고 하는 거고 제가 비즈니스하고 누구 만나고 그러면서 들어간 돈이다 이런 겁니다."
(화면 전환)===========================
▶ 스탠딩 : 박성호
광주시가 민간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3백여억 원의 예산은 대부분 궁동예술극장 상설공연과 같은 형태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지금 드러난 예산 빼돌리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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