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소록도는 일제가 한센인들을 강제 수용했던 아픔을 간직한 고흥의 작은 섬입니다.
지난 2009년 소록대교가 개통한 뒤,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출입이 통제됐었는데요.
코로나19가 끝나고, 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소록도를 고영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고흥반도 넘어 다리 하나를 건너면 나오는 작은 섬 하나.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진 '소록도'입니다.
지난 2009년 소록대교 개통 이후 연간 30만 명이 넘게 찾아왔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 스탠딩 : 고영민
- "코로나19로 막혔던 소록도 출입이 4년 만에 풀리면서 시민 누구나 소록도를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감염병의 하나인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을 강제 격리했던 아픔이 담긴 역사적 장소이기도 한 소록도.
소록도에는 한센인들이 겪은 애환의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한센병 박물관에서는 한센병을 앓은 주민들의 흔적이 담겨있습니다.
40년 넘게 한센인을 돌본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와 지난해 선종한 마가렛 간호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섬 곳곳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중앙공원에서는 동백과 매화 등 500여 종의 식물과 아름다운 남해의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때 6천 명 넘는 한센인들이 소록도에 살았지만, 현재는 한센병을 극복한 주민 360여 명 만이 소록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은 4년 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면서, 소록도를 단순히 관광지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합니다.
▶ 인터뷰 : 박형석 / 소록도 주민자치회장
- "관광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어른들이 어렵게 힘들게 일군 땅이라고 생각하시고 역사를 배워가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전국 각지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는 발길이 이어집니다.
▶ 인터뷰 : 배미라 / 경기도 양평군
- "너무 아름다워요.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긴 들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감탄하면서 왔거든요. 근데 너무 슬픈 역사가 있어서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가슴이 아픕니다."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으로 거듭난 소록도가 다시 시민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KBC 고영민입니다.
#소록도 #고흥 #한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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