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솟대 명장' 윤정귀 작가 "호남은 솟대의 본고장"(2편)

    작성 : 2024-07-21 09:00:01
    특허청에 디자인 특허 등록한 공인 작품
    결혼·집들이 등 생활공간의 예술 작품 정착
    대한민국 솟대작가협회 창립해 회장 역임
    나주시에 폐가 고쳐 '솟대전문갤러리' 개관
    [예·탐·인]'솟대 명장' 윤정귀 작가 "호남은 솟대의 본고장"(2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건축 조형물로 대신할 대중적 작품 제작
    ▲윤정귀 작가는 우리 생활공간에 정착시킨 예술 솟대작품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윤정귀 작가는 부부나 연인에게 선물하는 용도의 솟대 새의 숫자는 홀수가 아닌 짝수로 만듭니다.

    솟대 곁에 인물 조각상을 따로 만들어 스토리가 있는 솟대 작품을 제작합니다.

    솟대 새의 꼬리 부분을 2단으로 층을 이루게 조형하여 새들은 목을 쳐들고 꼬리를 치켜들며 힘차게 울고 있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윤 작가는 솟대의 디자인 특허를 등록하여 공인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윤 작가의 솟대는 특허청에 디자인 특허 등록(제30-0507118호)이 돼 있습니다.

    '상념', '소녀의 기도', '한마음', '수줍음', '사색', '기원', '진실', '염원' 등의 제목을 달고 있는 윤 작가의 작품은 제목처럼 풍요롭고 따뜻한 세계를 염원하는 작품들입니다.

    여기에 풍만한 여인이나 기도하는 소녀상을 소조로 제작해 배치함으로써 입체적이면서 소박한 구성미를 드러냅니다.

    야외 솟대도 만들었지만, 우리 생활 공간에서 늘 볼 수 있도록 정착시킨 예술 솟대 작품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윤정귀 작가의 갤러리 내부에 정리 정돈된 솟대 소품들이 생활예술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 예술 소비자들에게 꿈과 믿음을 심어주면서 소통하는 작품입니다.

    결혼식이나 집들이 선물로도 활용할 수 있고, 기관이나 단체 건물 앞의 조형물로 큰 솟대를 대신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들이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해 활동을 했는데, 2004년엔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2008년 원주문화원 초대전, 2011년 광주민속박물관 기획전 '소망을 담고 나는 새-솟대', 2014년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초대 'DMZ 평화, 생명, 통일 8도 솟대전'에 참가했습니다.

    ▲윤정귀 작가의 솟대 조각작품이 미술관 전시실에 전시된 모습

    또 2015년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 초대 '대한민국 솟대 작가전', 2016년 여수엑스포 스카이 전망대 초대 '솟대 그곳, 그리운 바다전' 등에 출품했습니다.

    개인전은 2008년 광주서구문화센터 갤러리 송에서, 2회 개인전은 2010년 잠월미술관에서 열었습니다.
    ◇ 청학동 등 한국인이 꼭 봐야 할 솟대 추천
    ▲윤정귀 작 '여인의 희망', 나무, 테라코타, 73X35X126cm

    2009년 전국에서 솟대 예술을 하는 작가들과 우리 고유의 민족 미술인 솟대를 새로운 예술의 장르로 정착시켜 보겠다는 생각으로 '대한민국 솟대작가협의회'를 만들고 사무국장으로 일하다가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화순의 가수리 솟대, 곡성 수산리 저수지 솟대, 부안읍 내요리 돌모산 당산솟대, 부안 서문안 당산솟대,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 솟대, 고창군 신림 솟대, 강원도 진또베기 솟대들이 전통솟대로서 보아야 할 작품들입니다.

    호남은 솟대 전통이 많이 남아 있는 솟대의 본고장이기도 합니다.

    청학동의 가로등 솟대, 제주도의 유리병 솟대, 새만금의 망둥어 솟대 등은 윤 작가가 추천하는 '한국인이면 꼭 봐야 할 솟대'에 속합니다.

    ▲윤정귀 작가의 솟대 작품이 야외 자연과 꽃밭에 어우러져 색다른 미감을 드러내고 있다

    팽목항의 솟대 외에도 보성 대원사 솟대공원, 서재필 조각공원, 효령 노인타운, 경기도 광주고교 농악전수관, 강원 화천 자연농원, 대구 미래대학 등을 가면 '윤정귀 표 솟대'를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8월 26일에는 한민족의 시원이라는 러시아 바이칼 호수 알혼섬 후지르 마을에 솟대 정원 개원식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윤 작가의 솟대작품을 세웠습니다.

    전남대학교 총동창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였는데 2004년 이 솟대는 세계박물관 대회 때 한국 상징 이미지로 정식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 세계 솟대 지도 만들기 등 세계화 노력
    ▲윤정귀 작가는 전남 나주시의 시골집을 리모델링해 전통문화와 술이 살아 숨 쉬는 솟대갤러리를 탄생시켰다

    숲을 공부하면서 약초에 대한 관심이 불붙어 남부대학교의 한방제약개발학과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윤 작가는 솟대의 전통적 미의식에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시켜 솟대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한 작가입니다.

    윤 작가는 솟대의 기원을 추적하여 세계 솟대 지도 만들기, 솟대와 관련한 이론을 체계화하는 일, 세계 솟대의 원형을 수집해 솟대 아카이브를 만드는 일 등입니다.

    ▲전남 나주시에 자리한 윤정귀 작가의 솟대갤러리 입구 전경 모습

    2015년 10월 24일 '남도문화 지킴이'로 불리던 강현구 전 광주광역시 문화재위원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진도북춤놀이보존회 내드름 주최로 전남 함평군 나산면 시엽산방에서 열렸을 때 행사 내내 마치 유족처럼 하염없이 울던 작가를 보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화순과 담양 등으로 옮겨 다니며 10년을 보내고, 함평 해보면에서 작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윤정귀 작가가 폐농가를 개조하여 만든 솟대갤러리의 모습

    2022년에는 34년간의 교육현장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한 후에 퇴직금을 헐어 나주 혁신도시 경계에 폐가를 구입해 리모델링하여 솟대 전문 갤러리를 개관했습니다.

    전남 나주 산포면 재성마을에 자리한 갤러리는 60평의 대지에 작품들을 전시하고 누구나 마음 편하게 들러볼 수 있도록 배치한 공간입니다.

    윤 작가는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윤정귀 작 '인고의 세월', 나무

    윤 작가는 "그동안은 솟대를 널리 알리는 홍보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그 저변을 확대하고 공간 조형의 입체 미술로 다양한 분야에 접목 시키고, 솟대 작품들을 문화콘텐츠와 시켜서 솟대 작품이 k-art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 작가는 "광주, 나주, 함평을 오가며 활동하지만 작품 활동은 주로 함평의 폐농가를 리모델링한 공방에서 주로 제작을 한다"면서 "나무와 금속 그리고 돌 등을 활용한 작업을 하는데 세라믹은 고려인 마을이 있는 월곡동 도예 공방을 활용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나주혁신도시에 마련된 솟대전문갤러리는 완성된 제 작품들을 전시하고 소개하며 판매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랑방 공간"이라며 "이곳 역시 2년 된 폐농가를 1년에 걸쳐서 혼자 리모델링한 공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기사는 3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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