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겨울철 굶주린 멧돼지들이 농촌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 나타나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중심으로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데다 개체수도
급격히 늘어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형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진도의 야산에서 육중한 멧돼지와
사냥개들이 사투를 벌입니다.
옆구리에 총탄을 맞고도 몇 백미터를 도망온
멧돼지는 포위망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씁니다.
진도에서 올들어 접수된 멧돼지 피해는
150여건, 특히 먹잇감이 떨어진 겨울철
멧돼지떼 출몰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 인터뷰 : 박규영 / 진도 유해야생동물방지단
- "추적을 하는데 한나절 이상 해야 됩니다. 추적을 해 놔도 큰 산을 넘어가 버리고..."
묘지가 폭탄을 맞은 듯 무너져 내려졌습니다.
묘지 봉우리가 훼손되거나 바닥이 보일 정도로
파헤쳐져 있고 주위에는 큼직한 멧돼지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배고픈 멧돼지떼가 벌레나 두더지 등을
잡아 먹으려고 무덤을 파헤친 겁니다.
수확을 앞둔 배추밭도 엉망이 됐습니다.
뿌리가 뽑힌 배추가 곳곳에 나 뒹굴고
밑둥만 남긴채 먹어 치운 흔적도 발견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나타나는 멧돼지 떼의 습격에
농민들은 그저 망연자실 입니다.
▶ 인터뷰 : 채태식 / 멧돼지 피해 농가
- "새벽에 꼭 내려와요, 아침에 와보면 또 이렇게 돼 있고, 2월달에 출하할건데 막을 방법이 없어요"
굶주린 멧돼지는 최근 먹잇감을 찾아
도심에 출몰해 주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목포의 한 교회와 대로변에 멧돼지가
나타나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4년간 전남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5천여마리, 피해액도 20억원이 넘을 정도로
개체수가 늘었지만 한시적인 포획단 운영에만
그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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