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광역시의 외진 마을을 오가던 한 대뿐인 마을버스가 한 달 넘게 멈춰 서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버스 운행이 중단된 이유, 알고 보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에 있었습니다.
구영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병원에 가실 어르신들 계십니까? 몇 분이나 계셔요, 손 들어보세요"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여앉은 주민들.
마을을 돌던 단 하나뿐인 마을버스 운행이 지난달 12일부터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마을 밖으로 외출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버스 운행 중단으로 광주시에서 매달 지원해 주는 택시 바우처는 65세 이상 고령 노인들에게만 단 2장 지급되다 보니 주민들은 4명씩 함께 모여 외출하는 궁여지책을 마련했습니다.
▶ 인터뷰 : 서춘자 / 주민
- "버스가 일절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불편하고 노인들이 아파도 병원도 못 가고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 돼요. 한 달에 이 (바우처) 표 두 장 주고 병원에 한 번만 가라는 소리예요."
▶ 스탠딩 : 구영슬
- "실제로 벽지노선을 오가다 운행이 중단된 마을버스입니다. 이 마을버스가 사라지면서 마을 주민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두 다리가 되어주던 버스가 멈춰 선 이유는 지난 2020년부터 2년 동안 낸 적자 약 4억 원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허덕였지만 지난 2021년 마을버스 운행손실 지원금을 광주광역시로부터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운수업체가 광주 광산구로부터 받은 지원금 1억 4천만 원을 광주시가 회계상 '수익'으로 분류하면서 적자가 흑자로 바뀐 탓에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이해신 / 운수업체 대표
- "마을버스가 구조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대표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리는 상황이고 공공성도 있기 때문에 분명히 광주광역시청이든지 광산구청이든지 이 부분은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고.."
이에 대해 광주시는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시에서 집계한 손실액과 운수업체에서 집계한 손실액이 서로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광주광역시청 관계자
- "손실이긴 해요, (수익으로) 안 잡으면. 코로나 기간에 손실이 나긴 했어요. 보조금을 줬으면 당연히 수익으로 잡아야 맞죠. 그것에 대한 규정은 없죠, 사실. 무엇을 (수익으로) 잡느냐 안 잡냐는 용역을 하는 과정에서 어쨌든 전문가분들이 판단을 내리신 것이고.."
손실 지원금이 모두 수익으로 둔갑하면서 주민 2백여 명의 발이 묶이고 있습니다.
KBC 구영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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