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제철소 옆 마을..자석만 대면 철가루 줄줄

    작성 : 2021-11-17 22:58:21

    【 앵커멘트 】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의 문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환경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산단 주변 마을에서 자석을 땅에 대면 철가루가 묻어나고, 배추에도 시커먼 철가루가 쌓여 있습니다.

    KBC취재진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단 사이에 자리 잡은 여수시 묘도동의 한 마을을 찾아가 현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특별취재팀 이형길 기잡니다.

    【 기자 】
    여수시 묘도동 온동마을의 한 주택입니다.

    이중창도 모자라 창틀 사이사이를 테이프로 막아뒀습니다.

    시커먼 먼지가 쌓여있는 창틀에 자석을 가져다대니, 쇳가루가 따라 올라옵니다.

    창마다 커튼까지 쳐놓지만 아침마다 방바닥을 닦으면 시커먼 먼지가 묻어 나온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 싱크 : 여수시 묘도동 주민
    - "테이프로 창문을 이렇게 막아놓고 문을 못 열어놓고 살아 맑은 공기를 못 마시고 산다니까 창문을 못 열어놓고 살아"

    쇳가루가 어느 정도인지 집 앞 화분에도 자석을 대봤습니다.

    자석이 대보니 화분 속 흙이 들썩이고, 자석을 흙속에 파묻으면 쇳가루가 우르르 따라붙습니다.

    마을회관 옥상에도, 빗물이 증발한 우수통 바닥에도 시커먼 잿가루와 반짝이는 쇳가루가 눌어붙었습니다.

    ▶ 인터뷰 : 방영준 / 여수시 묘도동 주민
    - "현실적으로 이 그을음이나 공해 이런 걸 봐야지 저희가 말로 해가지고 인정이 되겠습니까"

    대기오염물질은 농작물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루 전 물을 퍼와 작물을 씻었다는 배추밭.

    배춧잎 사이를 열어보니, 시커먼 먼지와 철가루가 쌓여있습니다.

    농사일을 나갈 때마다 매일 분진과의 싸움입니다.

    ▶ 인터뷰 : 윤성찬 / 여수시 묘도동 농민
    - "나락을 베어봐도 손으로 이렇게 기계 들어갈 자리나 이런데 베어 보면 옷이고 얼굴이고 새카맣게 분진이 묻어요."

    고추를 따러 나온 농민은 새 장갑을 끼었는데도, 시커먼 분진이 장갑 곳곳에 묻어났습니다.

    ▶ 인터뷰 : 정석자 / 여수시 묘도동 농민
    - "먼지가 막 들어가니까 가려워 검은 가루가 들어가니까 가렵고 아이고 말로 다 표현을 어떻게 하겠어요"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여수 묘도의 환경 대기질을 조사해보니, 철 성분이 비교 인근 지역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수 십 년간 비슷한 조사가 이어져 왔지만 주민들에게 결과를 알려준 조사는 이번 조사가 유일합니다.

    ▶ 인터뷰 : 장유익 / 묘도지역발전협의회
    - "조사는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조사 결과를 주민들에게 좀 달라고 하면 그것이 지금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

    ▶ 스탠딩 : 이형길
    눈에 보이는 철가루나 석탄 분진 외에 주민들은 어떤 유해물질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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