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산단에 밀집해 있는 200여 곳의 석유화학 공장, 국내 철강 생산 능력 2위를 자랑하는 광양제철소.
이 기업들이 지역 발전을 견인해 왔지만, 하지만 이들의 불법 부정 행위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2년 전 입주업체 대부분이 오염물질 배출을 조작했고, 최근 5년간 한 달에 한번 꼴로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자와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kbc는 광양만권 산단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 취재 '여수산단*광양제철소, 이대론 안된다'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화재, 폭발, 가스누출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여수산단의 현 실태를 특별취재팀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6천톤 규모의 액체 유황 저장 탱크 지붕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고 옆부분은 크게 찢겨져 나갔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반쯤 여수산단 남해화학 유황 저장 탱크에서 스팀라인이 파열돼 유독 물질인 유황이 유출됐습니다.
▶ 싱크 : 남해화학 관계자
- "새지는 않고 압이 생겨가지고 그리고 이제 열이 좀 발생해서 열이 났나 봐요. "
지난달 27일엔 여천ncc공장 굴뚝에서 시뻘건 불길이 거세게 뿜어져 나옵니다.
수십 미터까지 폭발하듯 치솟은 불꽃은 지축을 흔들었고 멀리 떨어진 산자락까지 붉게 물들였습니다.
▶ 인터뷰 : 박현준 / 여수시 도성마을 주민
- "이놈들이 밤에 자다가 할아버지, 할아버지 밤에 지진 났다고 난리가 난거여 그래서 뭐가 그러냐고 보니까 막 창문이 떨고 짐이 울고 난리여. "
가스 압축기 이상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굴뚝에서 대형 화염이 발생했습니다.
화염은 사흘 동안 계속됐지만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만큼 함께 배출됐는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후진국형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엔 GS칼텍스 프로판가스 저장탱크에서 작업을 하던 61살 A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8월에는 LG화학에서 전기 패널 점검을 하던 직원이 감전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장창환 / 플랜트노조 여수지부 사무국장
- "(마스크를) 밀폐공간에 들어가면 전부 좋은 걸로, 새 것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아직도 구형 쓰던 걸, 남이 쓰던 걸 닦아서 지급하는 그런 회사도 좀 있고 "
kbc가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확보한 여수산단 사고내역 5년치를 분석해 봤습니다.
화재, 폭발, 가스누출 등 61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G화학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호와 롯데, GS칼텍스, 한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달에 한번꼴로 사고가 터진 셈인데, 전국 63개 산단 중 울산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시설 노후화와 안전불감증 때문입니다.
지난 1967년 조성된 여수산단은 설비개선과 안전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하청업체 관리감독 소홀과 유해화학물질 정보 공유 부족 등으로 사고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무경 / 전라남도의회 의원
- "사고율을 보면 90% 이상이 하청업체더라고요. 하청업체에 발주를 줬을때는 대기업 수준의 인원을 충당해서 안전에 대해 숙지를 하고 "
국내 최대 규모의 여수산단에 입주한 업체는 대기업 10여개를 비롯해 220여 곳.
▶ 스탠딩 : 박승현
- "오늘도 노동자와 주민들은 대형 사고 위험 속에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c 특별취재팀 박승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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