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 WSJ 기자·반정부 운동가 등 수감자 24명 맞교환

    작성 : 2024-08-02 06:36:23 수정 : 2024-08-02 06:43:1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석방자 가족들 [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1일(현지시각) 각각 수감 중이던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수감자를 맞교환했습니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입니다.

    러시아는 이날 간첩 혐의를 받고 러시아에 수감 중인 월스트리트저널(WS)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등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16명을 석방했으며, 서방에서는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백악관은 브리핑을 통해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포함해 미국 해병대 출신 폴 휠런, 자유유럽방송(RFE)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 등 3명의 미국인과 1명의 영주권자와 함께 5명의 독일인, 7명의 러시아인 등 그동안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16명이 석방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 풀려난 러시아인 중 대부분은 수감 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와 함께했던 인사들입니다.

    반면에 서방에서 석방된 8명의 러시아 국적자 중에는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가 포함됐습니다.

    크라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교환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는 미국과 독일, 러시아 뿐 아니라 터키,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 당국은 어떤 합법적 이유도 없이 이들을 오랜 시간 구금해 왔다"며 "이번 석방은 외교와 우정의 개가"라며 "동맹들의 도움 없이 이번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특히 감사를 표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여부에 대해선 "그와 직접 접촉할 필요는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으로 돌아오는 석방자들을 직접 맞이할 계획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잡한 막후 협상을 거쳐 도출된 이번 맞교환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억류된 미국인들을 모두 집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을 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가 관계 개선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로이터는 지적했습니다.

    양국은 2022년 12월에도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미국 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에서 복역하던 러시아 무기 판매상 빅토르 부트를 맞교환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해 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을 평가절하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들은 언제 러시아와 포로 교환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그들에 비해 우리가 받는 사람의 수는? 우리가 그들에게 현금을 주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우리는 살인범, 킬러나 폭력배를 풀어주는가? 그저 궁금할 뿐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절대 좋은 거래를 하는 적이 없으며 특히 인질 교환에서 그렇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난 여러 인질을 돌려받았고 상대국에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현금을 절대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미래에 대한 나쁜 선례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브리핑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수감자 맞교환 조건으로 러시아에 돈을 주거나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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