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국 컵라면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고 싶다며 교도소 식사 시간제한 폐지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법조뉴스 전문 통신사 '랍시(RAPSI)'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법원은 식사 시간과 도서 소지에 관한 교도소 규정을 폐지해달라는 나발니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나발니는 교도소의 내부 규정에 수감자가 아침·저녁 식사로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제한한 문구가 있다면서 이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규정 때문에 아침에는 10분, 저녁에는 15분으로 식사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교도소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도시락"이라며 "그것을 아무 제한 없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뜨거운 물로 만드는 라면을 빨리 먹느라 혀를 데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각 용기가 특징인 도시락은 팔도의 컵라면 브랜드로, 러시아에서는 국민 라면으로 꼽히며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나발니는 일반적으로 수감자들은 열 권의 책을 소지할 수 있지만, 정권에 거스른 수감자나 독방 수감자는 한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서 도서 권수 제한 규정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는 종교 서적의 권수도 한 권으로 제한하고 있어 자신의 종교적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면서 "소련 시대의 반체제 인사들도 이보다 더 많은 책을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나발니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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