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서양화가 이존립 "내 그림 보고 행복했으면.."(1편)

    작성 : 2024-06-22 09:00:01
    20년 만에 갤러리 김냇과 광주 개인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소통하는 '정원'
    현실을 낙원으로 생각하는 긍정 메시지
    2023~2024년 제작한 신작 30점 출품
    [예·탐·인]서양화가 이존립 "내 그림 보고 행복했으면.."(1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그림 속 자연에 대한 인식은 '조화'
    ▲서양화가 이존립 작가가 다음달 10일까지 광주 김냇과 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을 갖는다

    "그의 정원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서의 정원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 달리 하면 삶이 곧 낙원이라는 생각의 긍정적인 정원이다."

    서양화가 이존립 작가의 근작에 대한 신병은 시인의 평입니다.

    지난 13일부터 광주광역시 동구 김냇과 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을 갖고 있는 이존립 작가는 "2000년 이후 '정원'이란 테마로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20203년과 2024년 신작 30점이 전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존립 작가가 지난 13일부터 개인 초대전을 갖고 있는 광주 김냇과 갤러리 전시 모습

    이어 이 작가는 "제가 그리는 정원은 상상하고, 추억하는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이라며 "그것은 실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저의 추억과 꿈이 만든 유사 자연 공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존립 작가는 지난 13일부터 광주 김냇과 갤러리에서 최신작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나의 자연에 대한 인식은 조화이다"라고 전제하면서, "나무, 새, 꽃 그리고 사람들이 부유하다 가장 편안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그 본래의 모습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찾아내기 위해 동심의 눈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본다"고 설명했습니다.

    20년 만에 광주에서 개인전을 갖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와 작가로서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동심적 응시'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미학
    ▲서양화가 이존립 작가의 여수시 돌산읍에 자리한 '이존립 아뜰리에' 내부 모습

    - 이번 전시회 소개.

    "횟수로 64번째 개인전입니다. 그림 속 대상은 자연과 공존하는 상황을 암시하고 자연과 어우러진 한 순간을 낭만적으로, 부드럽고 달콤하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익숙하게 지니고 있는 동화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그림입니다."

    -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에 대해.

    "이번 작품에 소품으로 쇼파가 많이 등장합니다. 소녀가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소파 위에 가장 편안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소녀를 통해 자연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정원과 함께 자고, 놀고, 쉬는, 자연에서 모종의 정서에 빠져들게 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입니다."

    ▲이존립 작 'A happy day', 130.0x65.0 Oil on canvas, 2023.

    - '20년 만'의 광주 전시회인데.

    "2005년 신세계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20여 년 만에 광주에서 전시하게 됐습니다. 광주는 저에게 모태 같은 곳이라서 어느 지역 전시보다 의미와 긴장되는 전시입니다. 스승과 선배. 열심히 작업하는 후배들이 있어 부담되기도 합니다만 지금 현재 저에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가 있는 전시입니다."

    - 이존립 작가의 예술세계에 대해.

    "나의 자연에 대한 인식은 조화입니다. 나무, 새, 꽃 그리고 사람들이 부유하다 가장 편안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그 본래의 모습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찾아내기 위해 동심의 눈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거나, 추억 속에 침잠해 있는 내밀한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 심안의 조리개를 밀었다가 당겨 보기도 합니다. 흐리거나 선명한 기억들을 채집해 그런 결과들을 캔버스에 색과 구도를 부여하고 나면 비로소 작품은 하나하나 생명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 희로애락에서 자연으로 옮겨간 작업 '화두'
    ▲이존립 작 '행복한 하루', 162.2X112.1cm, Oil on Canvas, 2024.

    - 이존립 작가의 미학적 관점에 대해.

    "좋은 생각이 좋은 그림을 만듭니다. 착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착한 마음으로 그리면 착한 풍경이 되는 것이지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유년기의 맑은 동심의 눈으로 보는 '동심적 응시' 통해 세상과 맑게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미학입니다."

    - 작품에서 자연과 인간은 어떤 관계인지.

    "제 그림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2000년 이전도 인간을 주제로 작업했으며 지금도 사람을 그립니다. 그것은 아마 인간의 연민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생겨 문학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만 사람도 자연 일부이고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행복한 모습을 그리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광주 김냇과 갤러리에 전시된 이존립 작가의 '행복한 하루'(162.2X112.1cm, Oil on Canvas, 2024).

    - '화업 외길' 40년을 돌아본다면.

    "제 작품세계는 2000년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2000년 이전 작품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을 주제로 작업했으며, '야상곡'을 메타포 삼아 작업했습니다.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21세기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자연이었고 2000년 개인전 주제를 '정원'으로 정하고 지금까지 정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

    "그 후 해마다 개인전을 하게 됐고 이번 전시가 64회가 됐습니다. 2012년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대규모 개인전 열기도 했습니다. '파라다이스', '시크릿가든', '정원-愛', '정원에서 꿈꾸다', '푸른-숨' 등의 주제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되기도 했습니다. 매일 휴일도 없이 10시간 정도를 작업해 왔습니다.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쉬움입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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