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들 걱정

    작성 : 2021-06-11 19:57:21

    【 앵커멘트 】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건물 붕괴 사고 당시, 매몰된 버스 안에서 아들과 통화하는 70대 노모의 휴대전화 내용을 kbc가 입수했습니다.

    붕괴된 건물에 버스가 깔린 긴박하고 위급한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끝까지 아들 걱정뿐이었습니다.

    이형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건물이 붕괴된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

    70대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아들은 사고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여러번 되묻습니다.


    [싱크] 사고 당시 통화 음성
    (엄마 뭐가 무너졌다고?) 위에서 뭐가 무너져가지고 엄마 완전 확 내려앉았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사방의 신음 소리.

    위급한 상황임을 인지한 아들은 사고 위치를 묻고, 어머니는 아비규환 상황 속에서도 아들의 안전 걱정 뿐입니다.


    [싱크] 사고 당시 통화 음성
    어쩌겠어 그러니까 조심히와 (남광주라고 했지?) 응 조심히 와 (알았어요 어머니) 숨을 못 쉬겠어.

    사고를 당한 70대 노모는 친구 2명과 함께 무등산 산행에 나서는 길이었습니다.

    다행히 버스 앞 노약자 석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비교적 일찍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 인터뷰 : A 씨 / 붕괴 사고 피해자 아들
    - "전화가 왔더라고요 어머니가 응급실로 갔다고 다행히 구조됐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었고 가는 길이 너무 막혀가지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제가요."

    현재 어머니는 다중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함께 갔던 친구 한 명은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아들은 행여나 치료 중인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아직도 친구들의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붕괴 사고 피해자 아들
    - "정말 친한 친구분들이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그날 저녁에 들었는데 어머니한테는 알리지도 못하고 충격받으실까 봐"

    아들은 다급했던 상황 속에서 어머니의 마지막 목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말했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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