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수산시장에서 큰 불이 난지 일주일여가 지났습니다.
사태 수습과 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영업 정상화 시기가 불투명하고
보상의 형평성 문제, 화재 재발 방지책 마련 등
해결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탐사보도, 뉴스 인 박승현 기잡니다.
【 기자 】
화재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여수수산시장입니다.
산소공급이 끊긴 수족관에는
죽은 물고기들이 가득하고
전시된 각종 수산물은 모두 불에 타버렸습니다.
설 대목을 앞두고 활기가 넘쳐야 할
시장은 새카맣게 타버려 적막감만이 감돕니다.
▶ 인터뷰 : 이은혜 / 여수수산시장 상인
- "설 대목 기대하고 준비도 정말 많이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찰나에 이런 일이 생겨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여수수산시장에서 불이 난 건
지난 15일 새벽 2시 20분.
1층 한 횟집에서 시작된 불은
주변 점포들로 번졌고
삽시간에 시장 전체를 집어 삼켰습니다.
불은 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점포 125개 가운데 116개를 태우고
7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 인터뷰 : 최병준 / 여수소방서 상황실장
-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고 발화지점 부근에는 가연재 물질이 불에 타기 쉬운 가연재가 많이 있어서 쉽게 연소 확대됐습니다. "
국과수의 1차 현장 감식 결과,
화재원인은 일단 전기 누전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끊어진 전기선이 여러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전류가 전선 밖으로 새 단락이 발생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재 발생 이후 각계 각층의 성금과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상인들은 조금씩 힘을 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승현
- "응급복구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화재 현장감식과 보험사 손해 사정이 끝남에 따라 상인들은 잔해물 철거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
여수시는 화재 현장 50m 도로에 임시 판매장을 설치하고 상인들이 판매를 재개하도록
했습니다.
▶ 인터뷰 : 고재익 / 여수시 지역경제과장
- "새롭게 매장을 설치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영업을 한다면 영업손실 부분은 크기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화재 이후 사태 수습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
우선 수산시장이 언제 정상화될지 불투명하단 점입니다.
여수시는 일단 다음달안에는 시장 문을 연다는 방침이지만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개장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인터뷰 : 김상만 / 여수수산시장 대표
- "피해 복구는 일단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일단 임시매장을 해서 영세상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런 것이 제일 급하다고 해서.."
보상을 놓고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직접 피해를 입은 상인 100여명은
상인회 차원 보험 20억 원과
개별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고 있지만
간접 피해를 당한 상인 50여명은
영업손실에도 보상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싱크 : 여수수산시장 상인
- "저 뿐만 아니라 다 그러죠. 이쪽 다요. 장사를 못하고 있잖아요. 시장 전체가 다 마비된 상태에요. 못 해요."
가장 중요한 화재 예방 대책이 얼마나 제대로
수립될지도 의문입니다.
막대한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화려함에만 치중을 하지
내실을 다지는 경우가 적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3년 10억 원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여수의 한 전통시장.
먼지가 쌓인 각종 전선들이 거미물처럼 뒤엉켜 있고 멀티콘센트에는 전원코드가 빼곡히 꽃혀 있습니다.
피복이 벗겨져 절연테이프로 감싸놓은 전선도 적지않습니다.
▶ 스탠딩 : 박승현
- "또 다른 전통시장입니다. 노후화 된 각종 전선들이 상가벽을 타고 이렇게 얼키고 설킨 채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
전깃줄 사이로 가스 배관까지 겹쳐 있어 화재라도 나면 자칫 대형인명피해까지 우려됩니다.
상인들이 대부분 세입자인데다가
비싼 보험료 탓에 가입을 꺼리면서
특히 겨울이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싱크 : 시장 상인
- "이 전기배선은 우리들이 쉽게 고칠수 있는게 아닙니다. 불안하죠. 언제나 비가 오고 그러면 불안하죠. "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되야 한단 지적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설 현대화란 명목으로
인테리어나 편의시설 개선에 급급할 게 아니라
방화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하고
상인들 스스로도 화재예방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찬학 / 한영대학 전기소방안전과 교수
- "사용자가 스스로 전선들을 교체하고 용량에 맞는 전선들을 사용하면서 겨울철 전기사용을 안전하게 해야합니다."
조그맣게 시작된 불꽃으로
한순간 잿더미로 변한 여수수산시장.
손님을 끌기 위한
시설 현대화도 중요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kbc 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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