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협 창고에서 14억원치의 벼가 감쪽같이 사라지는가 하면 부당 대출로 12억원 대출 피해가 발생한 곳도 있습니다.
끊이질 않는 농협 부정*비리 사고들,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농협의 복마전'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탐사 보도 뉴스 인, 정지용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보성의 한 농협 소유의 벼 저장창고입니다.
40kg들이 벼 3만 6천 가마니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싯가로 14억원 어치에 달합니다.
해당 농협은 지난해 말 정산 과정에서 재고량이 크게 부족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해당 농협 조합장
- "예를 들어서 3만 가마를 들여다 그러면 알수가 있는데, 천 가마니 2천 가마니 빠져도 알 수가 없어요. "
경찰은 직원 38살 최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습니다.
2천 15년 9월, 저장창고 업무를 맡은 최씨는 지난해 초부터 7월 말까지 벼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협 중앙회에 벼를 판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뒤 대금 일부를 차명계좌로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싱크 : 경찰 관계자
- "연말에 정산을 한다는 점을 악용해 농협 중앙회로 넘어간 것 처럼 해서 장부를 만들었겠죠."
해당 농협은 횡령 사고 가능성이 컸지만 예방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c.g.1)규정에 따르면 매 분기에 한 번 이상, 조합장이나 상임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재고조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고관리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특히 벼 수매부터 보관, 판매를 한 사람이 도맡고 있어 횡령 사고가 터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인터뷰 : 문병완 / 보성농협 조합장
- "혼자서 이렇게 업무를 보다 보니까 서로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이 좀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판매 부분하고 재고관리 부분을 나눠서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
강진의 한 농협입니다.
지난해 부당 대출로 12억원대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무자격 사업체에게 선급금 6억원을 지급해 부실 채권이 발생했습니다.
또 이 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6억원의 물품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농협은 당시 (c.g.2)대출금이 5억원 이상일때 열어야 하는 내부 여신심사위원회를 하지 않고 건너 뛰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진 / 강진농협 상무
- "(해당 사업체의 신용이) 몇 등급인지 등급에 따라 대출이 나가게 돼 있거든요, 그런 것으로 종합해서 여신심사위원회라는 것을 했어야 해요. 그걸 생략해 버리고 아예 안해 버리고 (대출을) 했다는 것이죠."
이같은 사실은 조합장이 새로 바뀌고 문제가 터진 뒤에야 알려졌습니다.
내부 감사를 벌여 이 사건에 (c.g.3) 연루된 전 조합장과 임원 등 11명에 대해 중징계했지만 손실은 고스란히 농협이 떠안아야 했습니다.
해당 농협은 사실상 전 조합장의 강요와 독단으로 이뤄진 행위라고 결론지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진 / 강진농협 상무
- "모든 이사회에 올릴 자료라고 하면 당연히 상임이사나 조합장이 다 검토를 사전에 하고 이사회에 부의를 하거든요. 그 분들이 몰랐을 리도 없고 규정을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맞죠."
이처럼 농협 조합장이 전횡을 할 경우 견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금융거래의 경우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일부 감시가 되지만 경제 사업은 조합장의 재량권이 크기 때문입니다.
선출직인 조합장은 치적쌓기에만 바쁘고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지기 보다는 은폐하기
일쑵니다.
▶ 싱크 : 지역농협 노조 관계자
- "쉽게 말하면 옛날에는 잘 해 왔던 사업인데, 당신이 (조합장) 되면서 적자가 난 것 아니냐 그러면 다음 선거에 영향이 있으니까 그래서 정식적으로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
특히 조합장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는 거수기 노릇에 그치고 있고 상임이사는 조합장이 사실상 선출 권한을 갖고 있어 유명무실합니다.
▶ 싱크 : 지역조합 노조관계자
- "상임이사 자체를 조합장이 뽑는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견제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는거죠. "
(c.g.4)해남의 한 농협은 지난해 업무 추진비를 맘대로 썼다가 말썽을 빚었고, 다른 농협은 2천 14년에는 구곡과 신곡을 섞어서 팔아 문제가 됐습니다.
또 최근 4년간 광주전남에서 5건의 농협 금융사고가 터져 3명이 사법처리되기도 했습니다.
농협 전남본부는 지역 농협에 대해 감독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실토합니다.
▶ 인터뷰 : 이상진 / 농협 전남본부 양곡자재단장
- "전남도내 (점포가) 390개가 되는데요, 전체적으로 다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부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 거고요. "
책임의식없는 지역 농협과 농협 본부의 안이한 대응, 느슨한 감시 시스템이 겹치면서 농협 복마전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c정지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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