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이 연일 쇼크 수준의 급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을 반영하며 야간 거래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0일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주간거래 종가(오전 9시~오후 3시 30분) 대비 15.80원 급등한 14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원화의 가치는 지난 2022년 10월 24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후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다르쉬 신하 아시아 금리·외환 전략 공동 책임자는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탄핵 실패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약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원화에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9% 하락한 2360.53, 코스닥은 5.19% 떨어진 627.01을 기록했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630선을 밑돈 건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8,281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2,815억 원 등 총 1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삼성전자, 알테오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각종 대형주가 모두 하락하는 와중에 정치 테마주만이 홀로 상승했습니다.
이재명, 홍준표, 안철수 등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들의 테마주 19개가 하루 상승 제한폭인 30%를 찍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10조 원 규모의 증안펀드, 40조 원 규모의 채안펀드와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 증권금융의 외화 유동성 공급 등 부문별로 준비된 시장 안정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정부에서는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해 준비된 상황별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일 열리고 있는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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