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잦은 길섶 화단에 이 식물 심으세요”

    작성 : 2023-07-20 16:25:01
    농진청, 비비추·옥잠화 등 35종 추천
    물에 잠겨도 잎·뿌리·줄기 영향 없어
    구절초·눈개승마·금계국 회복력 약해
    저영향개발 시설 지역 등 보급할 계획
    ▲ 비비추 사진 : 농촌진흥청 홈페이지 

    기후변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세찬 비가 내리는 일이 잦아지는 가운데 침수지역에 적합한 식물들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도심의 길가 화단에 많이 심는 '지피식물' 50종을 대상으로 물에 잠겼을 때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실험, 침수가 잦은 곳에 심으면 유리한 식물을 선정했습니다.

    지피식물은 지면에 가깝게 자라며 낮게 덮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맨땅이나 수목의 하부에 주로 심습니다.

    식물은 일정 기간 뿌리가 물에 잠기면 생육이 방해를 받거나 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빗물에 자주 잠기는 길가 화단에는 녹화와 경관 유지를 위해 습기의 영향을 덜 받는 식물을 심는 것이 유리합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길가 화단에 많이 활용되는 지피식물 52종을 대상으로 3일~7일간 물에 잠기는 조건을 만든 뒤, 물 잠김에 따른 식물의 겉모양 변화와 회복력을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비비추와 옥잠화, 꽃창포, 꿀풀, 벌개미취, 사철채송화(송엽국) 등 35종은 물에 잠긴 뒤에도 잎과 줄기(지상부), 뿌리의 생육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꿩의비름, 감국 등 3종은 줄기와 잎이 시들어 겉이 약간 갈색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뿌리는 정상적으로 자라 회복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 식물은 물이 빠지고 난 뒤에도 신경 써 관리하면 무난하게 자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구절초, 금계국, 동자꽃, 눈개승마 등 7종은 물에 잠긴 뒤 잎과 줄기, 뿌리 모두 생육이 떨어졌습니다.

    꿩의다리, 갯패랭이, 꽃잔디, 독일붓꽃 등 5종은 겉보기에 변화는 없었지만, 뿌리의 생육이 좋지 않게 나타나 여름철 물이 자주 들어차는 화단에는 이런 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실험 결과는 일반적인 길가 화단 외에 식생형 저영향개발(LID) 시설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영향개발은 개발로 인해 변화하는 물순환 상태를 자연 친화적인 기법을 활용해 최대한 개발 이전과 가깝게 유지하도록 하는 설계기법입니다.

    식생형 저영향개발 시설을 만들면 빗물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도로 비점오염물질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침수에 따른 지피식물의 생육 특성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해 도시민과 관련 산업계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광진 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녹색 자원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식물 정보를 정부혁신에 맞춰 지속해서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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