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섬 환경서 살아남은 '메귀리', 기후변화 이겨낼 단서 제공

    작성 : 2026-01-07 14:14:47
    ▲ 야생귀리 '메귀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서남해안의 야생귀리인 '메귀리'를 연구한 결과, 지역마다 독특한 유전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연구진이 많은 식물 중 귀리에 주목한 이유는 귀리가 영양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중요한 작물이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기후변화와 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유전 다양성'이 높아야 합니다.

    유전 다양성이란 같은 종이라도 개체마다 가진 유전 정보가 다양한 정도를 말하는데, 이 정보가 다양할수록 그중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귀리 종류가 많지 않아 유전 다양성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귀리의 유전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더 잘 맞고 병해충에도 강한 품종 개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찾기 위해 연구진은 귀리의 야생 근연종인 메귀리를 연구했습니다.

    야생 근연종은 재배작물과 달리, 바닷바람이 세고 땅이 척박한 섬 지역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기에 훨씬 더 다양하고 강인한 생존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목포, 진도, 군산 등 서남해안 8개 지역에서 메귀리를 수집해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GBS)로 조사한 결과, 총 20,836개의 유전적 변이(단일염기다형성, SNP)를 발견했습니다.

    분석 결과 서남해안 메귀리는 크게 두 개의 유전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특히 진도 지역의 메귀리는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유전적 특성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인 종자 저장단백질을 분석했을 때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그 지역의 환경과 기후가 식물의 성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보여줬습니다.

    유전자원연구부 서혜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속 생물자원이 적응하는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유전 정보를 확보한 사례로,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 기반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본 연구 결과는 2025년 10월 국제 학술지(BMC Plant Biology)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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