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달 영암의 한 축산업체에서 네팔인 이주 노동자가 사내 괴롭힘 탓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주 노동자가 지난해 10월 동료들과 함께 사장의 폭행을 증언한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이들은 결국 경기도 외국인 센터로 전화를 한 건데요.
조경원 기자가 그 이유를 따져봤습니다.
【 기자 】
▶ 싱크 : 람 (지난해 10월 21일 밤)
- "이 돼지농장에 온 지 1주일 만에 사장님이 사무실에서 폭행했습니다. 이곳에 있기 싫습니다. 이 영상을 관련 기관에게 전달해 주세요. 도와주세요."
지난해 10월, 네팔 이주노동자 6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릴 목적으로 피해 호소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지난달 주검으로 발견된 뚤시도 도움을 청했습니다.
▶ 싱크 : 故 뚤시 (지난해 10월 21일 밤)
- "저도 같은 문제입니다. 여기서 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세요."
하지만 이들은 사장의 보복이 두려워 게시를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뚤시는 넉 달 후 경기도 한 외국인센터에 상담을 요청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습니다.
이들은 왜 넉 달이 지나도록 도움의 손길을 얻지 못했을까?
동료 직원들은 입국 직후 사흘간 농협에서 취업 교육을 받을 때 고충 처리 방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해당 업체에 배치된 노동자들의 적응 상태과 애로사항을 묻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련 업무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겁니다.
이주 노동단체들은 전남도에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이주노동단체는 지자체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외국인 센터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우디야 라이 /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 "여기 목포에도 (센터가) 있기는 있는데요. 거기서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김포에 네팔에서 온 활동가가 있어요. 그래서 거기에 이 문제를 (상담한 것 같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이역만리 타향살이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사내 괴롭힘과 폭행 피해 호소는 뚤시가 희생하고서야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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