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정춘표 작가는 2018~2020년 전국조각가협회 제15대 이사장을 맡아 많은 일을 했습니다.
먼저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 전국의 이름 있는 작가들을 초대해서 전시장을 꽉 채워 넣었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170명의 작가들이 광주에 대거 집결하자 전국 뉴스거리가 된 것은 물론 당시 광주시장도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또한 30년 동안 유수의 대학 교수들이 이사장을 맡았지만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프랑스 파리전을 멋지게 해냈습니다.
◇ 가장 많은 170명의 작가 광주 초대
협회 회원들을 데리고 파리 전시를 일주일 동안 진행하고, 파리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을 전문 미술 해설사를 대동하고 투어를 가졌습니다.
참가한 회원들은 "그동안 파리 전시를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이번처럼 미술공부를 많이 한 것은 처음"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조각가협회 정관과 회원명부, 기타 연혁 기록들을 완벽하게 정리해서 책 한 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역대 어느 이사장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척척 해내자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작가는 마음 한편에 '예향 호남'의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광주의 예술혼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광주에는 허백련, 오지호 선생님의 맥이 흐르고 있는데 호남을 왜 무시해 이런 느낌을 갖고 당당하게 애향심을 드러내고 싶었지요."
◇ 19차례 개인전 일류 전시장에서 개최작가는 지금까지 19차례 개인전을 가졌는데 대부분 서울 예술의 전당, 금호아트홀, 세종문화회관 등 일류급 전시장만을 고집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많은 작품들이 삼성을 비롯한 대형빌딩들은 물론 미술관, 리조트 등 공공장소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특히 작가의 시그니처인 '사과' 작품은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 1층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과'는 사랑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최근에는 '빨간사과'에서 한걸음 진화한 '황금사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금은 부귀영화 그리고 최고의 성공을 나타냅니다.
작가는 아름다움의 극치는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결국 사과는 '아름답다'는 형용사를 끌어들인 것이고, 오부제로 작가의 시그니처인 새를 접목시키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아름다움을 꿈꾸는 미몽과 같다'는 것이 작가의 미학이자 철학입니다.
60살을 코앞에 둔 작가는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넸습니다.
◇ "남은 여생 물 흐르듯이 살고 싶어요""40년 동안 우리 애들 잘 키우고 작가로서 열심히 작품 활동하고 학교에서 20년 강의했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물 흐르듯이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고 근심 걱정 없이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최상인 것 같아요. 남은 여생을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으며 향기 나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끝으로, 40년을 조각가로서 열정을 불태운 정춘표 작가에게는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예향 광주의 토박이이자 전국에서 키워준 작가로서 한 번쯤 꼭 해보고픈 작업입니다.
일본 조각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가 호박에 점 찍은 작품으로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듯이 정 작가는 광주시청 앞에 '사과' 작품을 떡 하니 놓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광주시청에 '사과' 작품이 있다면 사람들이 '저거 정춘표 작품이네' 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이미지 메이킹이 될 수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에 있는 작품의 3배 정도 큰 대형 '사과'를 심불 작품으로 모던하게 꾸며놓고 싶은 거예요. 제가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던하고 세련된 작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광주시청 광장에 설치하면 그 공간이 확 살아날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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