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그 말] ② 아무도 모르는 죽음..고독사

    작성 : 2018-03-30 09:06:47

    kbc뉴스가 이슈가 됐던 내용의 뒷 얘기를 현장 취재를 한 기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새로운 콘텐츠 [취재, 그런데 말입니다]를 연재합니다.

    두 번 째 순서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고독사의 실태와 문제점' 등에 대해 사회팀 고우리, 최선길 기자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고우리 기자)
     40대 쌍둥이 형제의 죽음을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건 이들이 살던 원룸 주인이었습니다. 
     지난 3월 4일 아침 9시 반쯤이었는데요. 7년 동안 방세를 한 번도 안 밀렸던 이들 형제가 관리비 2만 원을 밀리게 되자 원룸 주인이 집으로 직접 찾아가면서 발견이 된 겁니다.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원룸에서 그 형제 일란성 형제 두 명이 나란히 누워있었다고 해요. 난방은 돌아가고 있는 상태였고, 그래서 시신의 부패도 상당 기간 조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확인된 건 보험사 직원과의 한 달 전 통화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행적이 발견되지 않아서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들 형제를 아는 건 집 앞 편의점 주인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항상 같이 와서 소주 한 병에 라면 두 봉지, 가끔 냉동만두를 사기도 하고요. 이웃과의 교류는 거의 없었습니다.
     양 옆집이 모두 외국인 근로자가 살던 집이었거든요. 이들 형제가 일을 하기는 했지만, 일용직처럼 가끔 일을 했기 때문에 직장 동료가 없었고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수급자도 아니었고,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여서 행정에서는 파악이 안 된 상태였습니다.
     지난 28인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얼마나 오래됐는지 발견 당시 미라 상태로, 경찰은 숨진 지 한 달 이상 된 거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광주 소촌동에서 혼자 살던 40대 남성이 숨진 지 일주일 만에 직장 동료에게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최선길 기자)
     지난 16일에는 광주시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할머니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일주일 정도 지나서야 발견이 됐습니다.
     옆집 할머니가 이 할머니가 며칠 동안 얼굴도 안 보이고, 또 연락도 되지 않으니까 경찰에 신고를 한 건데요. 경찰이 잠긴 문을 부수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할머니가 숨진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상태였고요. 사체가 고의로 훼손돼있어서 현장을 본 경찰들이 굉장히 끔찍했다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다행히 범인이죠, 같은 아파트에 사는 60대 여성은 다음 날 바로 검거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살해의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었습니다. 돈을 빌렸는데, 제때 갚지 않자 이제 숨진 할머니가 이웃들에게 험담을 좀 한 모양입니다.  
     사실 이 숨진 할머니는 더 늦게 발견이 될 뻔했습니다. 숨진 할머니가 발견된 것이 16일이고요. 사회복지사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날이 8일이었습니다. 
     보통 일주일 정도 방문을 하니까 원래 방문 예정일은 14일이었는데, 이때 마침 사회복지사가 휴가여서 방문을 못 했다고 합니다
     만약에 옆집 할머니의 신고가 없었다면 발견도 훨씬 늦어지고 검거도 훨씬 어려웠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고우리 기자)
     흔히 혼자서 살다가 사망하는 경우를 ‘고독사’라고 하는데, 많은 경우가 시간이 꽤 흘러서 발견되곤 합니다.
     특이한 점은 앞서도 보셨듯이 중년 남성들이 많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노인의 경우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보조하는 사업이 있어서 그나마 관리가 되는 편인데, 중년 남성의 경우에는 그런 사업도 없고, 더군다나 여성들처럼 주위 사람들과 자주 연락을 하는 편도 아닌 데다가 일 할 능력이 있어서  수급자로서 행정에서 관리 대상도 아니거든요
    (최선길 기자)
     고독사가 비단 사회안전망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사건을 처음 취재할 때 들었던 생각은 '아니 담당 사회복지사가 휴가면 다른 사회복지사가 방문을 해도 될 텐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였는데요.
     알아보니까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사회복지사 한 분이 돌봐야 하는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꼭 그 책임을 사회복지사에게만 돌릴 수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요즘엔 기술의 발전으로 어르신들의 움직임이 없거나 혹은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센서를 통해서 주위에 알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역시 사회와 주변의 관심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고우리ㆍ최선길 기자)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지만, 이웃과 함께 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텐데요.
     사건, 사고는 물론이고요. 주위를 훈훈하게 할 소식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



    ▶기획; 임형주 ▶책임; 정재영 ▶연출; 전준상 ▶ 제작; 박성열 ▶ 촬영; 김하늘 ▶구성 ; 이승현 ▶ 일러스트 ;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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