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치고 힘들 때 충고성 한마디 말보다는 말없이 내미는 소박한 밥 한 끼가 정말 힘이 될 때가 있는데요
마음 편히 뉠 곳 없는 사람에게, 특히 말도 통하지 않은 낯선 타국에서의 갖가지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겐 이 같은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내주는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1.
광주 동구 계림동 주택가에 위치한 60평 남짓의 평범해 보이는 주택.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2.
광주 법원에 일을 보러 왔던 수많은 난민부터
어렵게 심장 수술을 받고 3개월 동안 회복을 하다간 인도네시아인
#3.
한국 남자에게 시집왔다가 단돈 500만 원 쥔 채 쫓겨난 네팔 이주 여성
고용주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하면서도 고통을 호소할 곳이 없던 외국인노동자들까지
#4.
이곳은 저마다 말 못 할 사정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노동자, 난민 그리고 유학생들의 임시거처인 '쉼터'입니다.
#5.
1989년, 한국으로 유학 와 귀화까지 하게 된 인도 출신 바수무쿨 원장.
그가 운영하는 유니버설 문화원에서 4년 전, 모 기업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만든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6.
유니버설 문화원은 광주에 온 이주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광주가 여러 국가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7.
바수무쿨 원장은 문화원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피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주게 됐는데요.
그 과정에서 이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서기까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단 걸 몸소 느끼고서 '쉼터'를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8.
'쉼터'엔 한 달 평균 30여 명의 외국인이, 길게는 3~4년, 짧게는 하루 이틀 머물다 가는데요.
#9.
그들은 낯선 언어와 환경 속에서 유일하게 마음 편히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어 자신들에겐 무척 고마운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10.
그런데 최근 유니버설 문화원 운영진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이 지역이 재개발 사업에 들어가게 돼,내년 3월이면 '쉼터'를 옮겨야하는
상황인데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11.
현재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약 2만여 명.
하지만 광주엔 어려움에 놓인 외국인노동자, 난민, 이주민, 유학생들을 위한 쉼터는 이곳을 포함해 모두 10곳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12.
쉼터가 제공하는 건 먹을 것, 그리고 마음 편히 잘 수 있는 작은 공간일 뿐이지만
타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의지할 곳 없는 외국인들에겐 누구보다 필요한 곳이 돼주고 있습니다.
#13.
인권 도시라 불리는 광주 그리고 우리의 따뜻한 관심의 손이 이젠 이곳에도 닿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카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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