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이후 공공기관장 '알박기' 48명

    작성 : 2025-05-04 07:08:56 수정 : 2025-05-04 10:42:45
    ▲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 등 '내란 은폐 및 알박기 인사 저지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한국마사회장 인선안 등에 반대하며 '알박기 인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 혼란기에 새로 선임된 공공기관장 수가 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45명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임명됐습니다. 특히 8명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 자리에 앉았습니다.

    정권교체기마다 보은성·알박기 인사가 되풀이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4일 연합뉴스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3일부터 최근까지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은 전체(344개)의 14.0%인 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 중 45명은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임명됐습니다.

    특히 올해 1월 16일 임명된 최춘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3월 17일 임명된 김삼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도 미래통합당 소속 20대 국회의원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지난달 4일 이후 임명된 기관장도 8명이나 됩니다.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임명한 검찰 출신 김영진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대표적입니다.

    비상계엄 바로 전날인 12월 2일 임명된 기관장도 3명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을 거쳐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그랜드코리아레저 윤두현 사장 등이 해당합니다.

    계엄 후 새 기관장이 부임한 48개 공공기관을 주무기관별로 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가 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5명), 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환경부(4명),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3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공공기관은 37곳이었습니다. 13곳은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이 50곳은 새 정부가 출범할 내달 4일 전까지 새 기관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알박기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1년 넘게 공석이던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윤석열 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이용호 전 의원이 제청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당성도 없는 내란 잔재 세력이 측근 챙기기용 알박기 인사를 강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신임 한국마사회장 최종 후보자를 비공개로 의결했습니다.

    역시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채용 절차를 멈추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명박 정부 때 함께 활동한 인사가 임명된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처럼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처 장관이 임명·제청권을 행사하는 경우 알박기 논란을 피하기 힘듭니다.

    매번 반복되는 알박기 인사 논란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또 발의됐습니다.

    민주당 박해철 의원이 발의한 공공기관운영법에는 공공기관장 임기를 기타 임원처럼 2년으로 단축하고, 대통령 임기 종료 후 3개월 뒤 자동 종료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민주당은 '알박기 인사 대응 및 감시 TF(태스크포스)' 구성도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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