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역무원 꿈꾸는 열혈 철도 매니아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꼬마역’으로 불리는 광주 극락강역에는 소소한 소식을 전파하는 홍보기자단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극락강역이 코레일 광주본부 ‘고향역’으로 지정되면서 홍보를 위해 2018년 처음 조직된 ‘극락강역 홍보기자단’은 올해 6기째로, 철도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10대, 20대 열혈 청년 1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초등학교 시절부터 철도에 매력을 느껴 미래 철도원이 되는 꿈을 가진 이들은 직접 취재한 철도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과 사진을 SNS에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극락강역 행사 소식을 꼼꼼히 챙기고 역과 주변 풍경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틈틈이 역 구내 정원을 손질하는 등 홍보기자단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홍보기자단은 분기마다 모임을 갖고 활동방향을 논의하고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는데, 지난 7월 15일 오후 극락강역에서 정례 간담회가 있어서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공교롭게도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사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전체 15명 가운데 5명의 단원만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서울에 사는 이재원 단원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먼 길을 마다않고 KTX를 타고 달려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광주뿐 아니라 서울, 충청 등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중·고등학생부터 철도 승무원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극락강역 홍보를 위해 발로 뛰며 열정을 발휘하고 있는 철도 매니아들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철도를 좋아하게 된 동기, △철도 홍보활동 내용, △향후 계획을 차례로 들어 보았습니다.
▲박병선 단장(26. 공주. 철도경제신문 객원기자)
-여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따라서 자주 열차 여행을 다녔어요. 특히 대전에서 무궁화호 야간 열차를 타고 가족 여행을 하면서 철도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역무원이 되고 싶어 대학도 우송대 철도경영학과에 진학해 졸업하였습니다.
-현재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철도경제신문 객원기자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요.
제가 주로 쓰는 기사는 KTX 화장실 이용하는 방법, 좋은 좌석 찾기, 와이파이(WiFi) 및 충전하는 방법 등 승객들이 철도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극락강역은 2015년 KTX가 광주역까지 진입했을 때 처음 방문했었는데 오래된 역 건물을 배경으로 최신 초고속열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2020년 4기 홍보단부터 활동하면서 극락강역 문화행사와 역 주변 풍경, 그리고 광주 시내 가볼 만한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5·18 항쟁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면서 80년 광주의 아픔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2022년 광산구 주최 여행역사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류경훈 부단장(23. 광주. 송원대 3년 수료. 서울교통공사 근무)
-중학생 때부터 열차를 좋아해서 기관사가 되고 싶었어요.
광주도시철도공사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차량기지를 견학했을 때 철도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었지요.
그래서 송원대 철도학과에 입학했고 지난 2019년 1학년 말에 기관사시험(철도차량운전면허)에 합격했어요.
그리고 작년 12월 서울교통공사에 취업해 현재 서울지하철 4호선 차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2014년 극락강역을 처음 보았을 때는 역 주변이 마치 외딴섬처럼 환경 정비가 안되어 칙칙한 분위기였어요.
지금은 건물에 벽화도 그리고 화사하게 바뀌어 사랑방처럼 포근한 느낌이어서 좋습니다.
2020년부터 극락강역 홍보기자단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는데, 역 구내 풍경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극락강역은 영업을 시작한 지 100년이 넘었고 역 건물 또한 1958년에 개축해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철도역사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어요.
-현재는 서울지하철 차장으로서 일하고 있지만 5년이나 10년 후에는 기관사가 되고 싶어요.
서울지하철은 기관사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차장으로 입사할 수 있는데, 기관사 결원이 생기면 전직이 가능하니까요.
▲김두형 단원(14. 광주. 숭의중2)
-어릴 때부터 기차를 좋아했는데 특히 기차의 움직임과 지나갈 때 느껴지는 진동과 굉음소리를 좋아합니다.
-홍보기자단은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는데 극락강역 문화행사나 역 주변 풍경사진을 찍어서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고 때때로 역구내 정원 가꾸기 등 환경정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기관사가 되고 싶어요.
▲이재원 단원(15. 서울. 중3)
-초등학교 1학년 때 철도박물관에서 증기관차를 처음 보았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인천역에서 기관사 한 분이 저에게 기관실 내부를 보여주셨는데 그 때 굉장히 흥미를 느꼈어요.
광주에 삼촌이 살고 계셔서 종종 광주에 올 기회가 있는데 광주지하철 차량기지에서 기차를 처음 근접 촬영하였습니다.
-극락강역에 들어오고 나가는 열차의 모습이나 역 풍경을 촬영해서 유튜브 등 SNS에 올리고, 역 공지사항이나 문화행사를 소개하고 있어요.
-아직 정확히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철도연구원으로서 일하고 싶어요.
▲김민찬 단원(16. 충북괴산. 고1)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에 가기 위해 충북 음성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탔었는데 처음 접한 열차가 굉장히 웅장하게 느껴져서 매력을 갖게 되었어요.
-지난 겨울 극락강역에 관광차 방문했을 때 나광선 역장님이 홍보기자단 활동을 권유해서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되었어요.
극락강역 열차운행 정보나 주변 풍경을 촬영해서 올리고, 때로는 5·18항쟁 유적 등 광주에서 가볼 만한 곳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습니다.
-장차의 꿈은 역무원이 되어서 역장이 되고 싶어요.
이처럼 5명의 홍보기자단은 하나같이 열차와 철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바탕으로 기관사와 역무원을 꿈꾸는 열혈 철도 매니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꼬마역’인 극락강역이 꾸준히 지역주민과 승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으뜸이 되는 테마역으로 유지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박병선 제6기 홍보기자단 단장은 “극락강역이 한 세기 동안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오늘날까지 온전히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사회의 관심 덕택이다”라면서 “그냥 지나치는 역이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랑방 같은 역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3) 로그아웃사연을 '가벼움에 대하여'라는 글로 써봤습니다.
일요일 아침 방문턱에 턱 대고 엎드려 설거지를 하시는 어머니 발뒤꿈치를 본다 호떡 가장자리 같다 머리 위 방물 보따리에 돈 대신 받은 쌀자루를 그 위에 보리쌀을 그 위에 끝전으로 받은 콩 됫박을 얹어본다 팔고 남은 코티분 동동구리무 비단 몇 필 얹어본다 등에 젖먹이 하나 광목 띠로 묶어본다 극락강역 기차 놓치고 젖배 곯는 놈에게 달려가는 수수밭 스치는 소리 큰 냇가 저편 어이요, 어이요, 줄배 놓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