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선거 임현택·주수호 결선행…'초강경 투쟁' 전망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차기 회장 선거에서 '강경파'인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올랐습니다.

의협은 22일까지 사흘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실시된 제42대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임현택 후보가 1만 2천31표를, 주수호 후보가 9천846표를 각각 얻어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당선자는 25∼26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결정됩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인 임 후보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 국면에서 거친 표현으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지난 20일 대학별 의대 정원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모든 의사들이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말실수를 '의새' 논란으로 부각시킨 바 있으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인 주 후보는 20일 "오늘부터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갈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했습니다.

후보 토론회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전제로 한 의사들의 단일 대오가 정부를 상대로 싸울 때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회원들을 이끌 수 있는 그런 회장이 현시점에 가장 필요하다"며 자신이 투쟁의 적임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의대 증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는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라고 했다가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결선투표에 오른 두 후보 모두 정부로부터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는 인물입니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두 후보를 포함한 의료계 인사 5명을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에 따른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두 후보 모두 전과가 있다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임 후보는 지난 2016년 소아청소년과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 '소청과 후원 글'을 올려 1억 6000만 원가량을 적법한 절차 없이 개인 계좌로 입금받았습니다. 법원은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주 후보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강경파인 두 후보가 결선 투표에 오른 만큼 둘 중 누가 차기 회장이 되더라도 의협은 정부를 상대로 '강경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협 안팎에서는 휴진이나 야간·주말 단축 진료 등 집단행동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향후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의협은 의료법이 규정한 법정단체로, 의사들은 의사 면허를 받으면 자동으로 가입됩니다. '개원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계 대표 단체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체 회원 수가 13만 8천 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투표를 할 수 있는 회원은 5∼6만 명 수준입니다. 일정 기간 회비를 꾸준히 내야 투표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권을 가진 회원이 적어서 전체 회원 중 투표자 비율은 24.4%에 그쳤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의 갈등 상황을 반영하듯 이전보다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투표율이 66.5%로, 3년 전인 직전 선거 1차 투표의 52.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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