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망연자실..." 긴 연휴에도 웃지 못하는 산단 노동자들

    작성 : 2025-10-02 21:01:45

    【 앵커멘트 】
    모처럼의 긴 추석 연휴지만, 산단 노동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4분기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라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정의진 기자입니다.

    【 기자 】
    20여년 간 산단 노동자로 몸 담아왔지만, 올해처럼 막막하긴 처음이라는 장창환 씨.

    동료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일자리를 잃어 실업수당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고, 일부는 퀵서비스 등 배달업까지 뛰어들었습니다.

    ▶ 인터뷰 : 장창환 /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사무국장
    - "망연자실하게 그냥 손 놓고 있는 분들도 계시고, 놀 수는 없어서 조선소 쪽으로도 많이 가시고, 배 타시는 분들도 있으시고 그리고 퀵이나 플랫폼..."

    평소라면 반가울 긴 추석 연휴도 오히려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정부와 산단 기업들은 때늦은 대책을 논의하면서 연말까지 유예를 뒀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불안한 상황은 '논외'가 됐습니다.

    지난해, 전년 대비 무려 75.9% 증가한 1,9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웃음 지은 DL케미칼.

    정작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사정은 딴판입니다.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9차례의 교섭에도 임단협은 결렬됐고, 결국 노동자들은 선전전과 연장근무 거부에 나섰습니다.

    당장 연휴에도 부분파업 등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싱크 : 화석식품노조 DL케미칼 사내하청지회 관계자
    - "연휴 전에 좀 편안하게 고향 생각하시면서 그렇게 연휴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인데, 뭐 명절이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것 같죠. 투쟁 계획이 또 오늘 오후에 나오면 일정을 또 소화해야 되기 때문에, 작년부터 아예 더 심하게 (사측의) 안이 아예 없다 보니까."

    업황의 암울한 전망은 현장을 더욱 우울하게 합니다.

    여수상공회의소가 발표한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는 3분기 대비 3.6p 떨어진 52.1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내리막길을 걷는 업황 속에서 설 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모처럼의 긴 추석 연휴가 짐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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