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80년 가까이 존재를 부정하던 우키시마마루(浮島丸·이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승선자 명부 일부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우리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외교부는 5일 "그간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를 입수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교섭을 거친 결과 일측으로부터 승선자 명부 일부를 제공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확보한 75건의 자료 가운데 내부 조사를 마친 19건을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제공했으며, 다른 자료들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우키시마호 승선원 명부의 존재를 사실상 은폐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 프리랜서 언론인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지난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일본 해군과 일본통운 등 기업이 작성한 문서 3종류를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인 아오모리현의 오미나토(大湊) 해군시설부 '승선명부' 표지에는 "(1945년) 8월 24일 승선, 총원 2,429명"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일본통운 오미나토 지점이 남긴 '우키시마마루 승선 조선인 명부'에는 144명, (1945년) 8월 22일로 기록돼 있습니다.
미야자키 마사히사 후생노동성 부대신(차관)은 중의원(하원) 외무위원회에서 "승선자 등의 '명부'라고 이름 붙은 자료가 70개 정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승선자 명부의 존재가 알려지자 일본 야당 정치인과 전문가 등은 이를 한국에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정부는 소극적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에 명부 제공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했던 일본 해군 수송선입니다.
1945년 8월 22일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다며, 승선자 3,700여 명 가운데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유족 등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고 승선자 7,500∼8천 명 가운데 수천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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