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여수산단의 금호석유화학에서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도 안전시설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자와 지역민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KBC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반 안전·반 환경적 경영행태를 보이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민낯을 파헤치는 연속보도에 나섭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안전관리는 물론 그룹 총수까지 법을 무시하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행태를 살펴봅니다.
이계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30일 여수산단 금호석유화학 공장에서 4차례 폭발이 이어졌습니다.
타이어연료 생산 공장 배관에 있던 폐가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 싱크 : 사고 당시 현장 작업자
- "현장에서 진짜 죽을 뻔했다니까요. 점심 먹으러 갔는데 손이 벌벌 떨리더라구요.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지난 9월 22일에는 고무2공장 증설공사 과정에서 사이클로헥산 등의 유해가스가 누출돼 49명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배관 밸브가 완전히 잠기지 않은 상태에서 배관 교체 작업을 하다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금호T&L에서 30대 노동자가 석탄운송대에 끼여 숨지는 등 지난 10년 동안 금호석유화학그룹 계열사에서는 모두 15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습니다.
▶ 싱크 : 여수산단 노동자
- "목숨을 담보로 일하고 있다고 봐야죠. 불안하죠"
금호석유화학의 문제는 사고뿐만이 아닙니다.
금호석유화학이 회장사인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는 지난 2019년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발생한 뒤 민·관이 17개월 동안 논의해 마련한 환경조사 권고안을 거부하다 지난 국감을 앞두고서야 마지못해 합의했습니다.
▶ 인터뷰 : 장갑종 / 금호석유화학 공장장/10월 국감 中
- "저희 여수산단에서는 (조사 범위가) 10km는 너무 광범위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공감대 형성을 현재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 범위를 축소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상황입니다"
안전관리 외면은 물론 금호석유화학그룹 총수인 박찬구 회장은 대법원 판결마저 무시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취업이 제한되야 한다는 지난 10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근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룹 총수인 회장부터 법을 무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분위기가 그룹사 전체에 자리잡고 있는데, 안전관리가 지켜지겠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최관식 / 민주노총 여수지부장
- "안전이나 환경 이런 문제보다도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고 거기서 설령 일이 났다고 하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이게 지금 기업가들의 윤리다, 이렇게 보는 거고.."
이런데도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각종 글로벌 ESG, 지속가능경영 부문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홍보해 지역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한 금호석유화학 그룹의 민낯입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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