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를 낸 여수산단 금호석유화학이 여수시의회의 현장 점검활동에 대해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말썽을 빚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 현장 점검을 추진한 여수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에 연락을 취해 "시의회는 사고가 나면 여수산단 점검을 다 오는 것이냐?"고 따져 묻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31일, 유독가스가 누출돼 긴급대피령까지 발령됐는데도 소방과 환경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아 사고 은폐를 한 한화솔루션TDI를 언급하며 "한화솔루션TDI는 왜 현장 점검을 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10시 47분 여수산단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 제2공장에서 인화성 사이클로 헥산과 TLA가 혼합된 액체 화학물질이 누출됐습니다.
사이크론 핵산과 TLA는 위험물 관리법에 의한 위험물로 분류돼 있습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4명이 두통과 목 따끔거림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오후에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작업자 30여 명이 추가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경찰은 작업자가 실수로 밸브를 잠그지 않고 화학물질을 배관에 보내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수산단 금호그룹 계열사에서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금호T&L에서 30대 노동자가 석탄운송대에 끼어 숨졌고 앞선 2018년에는 4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3m 아래로 추락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노동청은 지난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금호T&L을 점검해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사항 117건을 적발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여수산단 금호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15건.
노동자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시설 미비나 시설 관리소홀, 시설 불량이 대부분 사고의 원인이었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사업장 안전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는 박 회장의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듯합니다.
박 회장은 지난해 '환경안전 원년의 해'로 정하고 여수산단 사업장을 방문해 직접 안전을 점검했지만 노동자 사망과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경영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8조 4,618억 원, 영업이익 2조 4,068억 원을 거뒀습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 김화진 위원장은 KBC와 통화에서 "향토기업인 금호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안전은 내팽개치고 있다"며 "국정감사에 박찬구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보는 걸 당에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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