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갑자기 찾아온 겨울 추위가 더 서럽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치 않고 돌봐주는 사람도 없는 쪽방촌 노인들인데요.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쪽방촌을 박성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문 틈 사이로 찬바람이 비집고 들어오고 바닥에서는 냉기가 올라오는 쪽방.
82살 김 모 할머니는 이 곳에서 전기장판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하루를 견딥니다.
고장났던 보일러를 얼마 전 수리하긴 했지만 기초생활수급비에 생계를 의존하는 김 할머니에게 보일러 난방은 사칩니다.
▶ 싱크 : 김 할머니/쪽방촌 거주
- "(보일러) 안 때죠. 지금은. 저녁에나 조금 때지. 계속해서 어떻게 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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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쪽 벽면이 셔터문으로 막아진 정 할머니의 쪽방 안은 바깥 추위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예년 같으면 경로당이라도 가서 추위를 피했지만, 올 초 당한 뺑소니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올해는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비 를 받지 못 하는 정 할머니는 전기장판도 제대로 켜지 못합니다.
▶ 싱크 : 정 할머니/쪽방촌 거주
- "밤 열 시나 되면 켜고, 그 이튿날 10시쯤 되면 끄고 저녁에는 추우니까.. 그래도 (전기세가) 만2천 원이나 나왔어요."
나눔의 온기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길어지는 경제불황에 사랑의 온도탑이나 구세군도 외면을 받고 있는 올 겨울.
이웃의 온정마저 싸늘하게 식어버린 쪽방촌에서 힘겹게 하루를 견디고 있는 독거노인들의 겨울은 오늘도 혹독하기만 합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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