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무술 쿵푸(功夫) 발원지로 널리 알려진 중국 허난성 소림사(少林寺)의 주지가 횡령과 사생활 문제로 당국에 체포된 이후 사찰에 거센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신임 주지 임명 이후 상업화를 배제하고 규율을 강화하자 불과 일주일 새에 승려 30여 명이 절을 떠났다는 소문이 퍼졌으나 소림사 측은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7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전 주지 스융신(釋永信) 사태 이후 백마사 주지였던 스인러(釋印樂)가 지난달 29일 새로 주지로 임명된 뒤 개혁안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스인러는 고가의 향 판매, 공연, 기념품 사업 등 소림사의 수익을 책임졌던 모든 상업 활동을 중단시켰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도 향을 피울 수 있게 됐고, QR코드를 이용한 전자 시주함은 치워졌습니다.
또 새벽 기상, 오전 농사 노동, 휴대전화 사용 금지, 주말 외출 제한 등의 수행 규율을 강화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온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뜻의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수행 원칙을 스인러 주지는 규율에 적용했습니다.
견디지 못한 소림사 승려와 직원 등 30여 명이 단체로 사찰을 떠났다는 소문이 온라인 등에서 퍼졌습니다.
사찰 측은 승려들의 이탈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는 가짜 승려를 걸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반면 소림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앞서 소림사 관리처는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융신이 사찰 자산을 횡령·점유한 혐의로 여러 부처의 합동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융신은 불교 계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오랜 기간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생아를 낳았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중국불교협회도 스융신의 승적을 신속하게 박탈했습니다.
안휘성 출신으로 1965년생인 스융신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승려 중 한 명입니다.
1981년 소림사에 들어가 1999년 주지에 오른 그는 쿵푸 쇼와 영화 촬영, 국내외 쿵푸학원·명상센터 설립 등 각종 수익사업을 벌여 '소림사의 CEO'로도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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