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4년만의 귀향, 이승희 대표 "지친 나를 위로해준 고향 시민께 보은"(2편)

    작성 : 2024-08-18 10:30:02
    골목골목 깃든 문화자원·얘깃거리 찾아내
    슬로건 '사람이 빛이다'로 자긍심 심어줘
    강연과 콘서트 결합된 '세미나콘서트' 기획
    목포 지역 근대현사 재조명 숨은 이야기 공유
    ◇ 눈물로 떠났던 목포의 스토리에 뒤늦게 감동
    ▲이승희 대표는 세미나콘서트 주제인 '목포, 그들에 대한 위로'와 관련, "고향 목포와 나에 대한 위로"라고 말한다

    - 아이들에게도 교육이 되겠다.

    "강사가 아이들 앞에서 마이크 딱 들고 입 여는 순간 수업이에요. 그래서 아이들은 다 귀를 닫거든요. 그리고 안 들어요. 그리고 필기를 해야 된다는 강박증이 있어서 아무리 재밌는 얘기를 해줘도 시험 보지 않는 한 아이들은 아이들의 귓속으로 그 얘기가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부모나 이모가 손잡고 놀러 가서 한마디씩 툭툭 던져준 건 기억이 나거든요."

    - '위로'라는 표현을 썼던데.

    "'목포, 그들에 대한 위로'인데 우선 내 고향 목포와 나에 대한 위로입니다. 큰 의미에서는 제가 위로를 받았고 그렇게 싫었던, 눈물로 떠났던 목포의 스토리를 알게 되면서 이 목포가 내 가슴에 얼마나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분명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이승희 대표는 오는 20일 세미나콘서트에서 목포의 근현대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은 목포역 5·18사적지와 오월걸상

    -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사실 목포는 저도 사실 슬프게 떠났지만 와서 보니까 굉장히 많은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고 얘깃거리를 가지고 있어요. 골목길을 바라볼 때 여러 가지 감정이 치고 들어오는 거 보면 (모두가 이것을) 알고 나면 목포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 슬로건이 '사람이 빛이다'인데.

    "목포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목포를 따뜻한 눈으로 보게 될 겁니다. 내 고향 목포를 어떻게 사람들한테 알리고 내가 여기서 정착하면서 살고 있는데 일단 뭔가를 사랑한다는 건 자긍심이 내게 들어와야 되잖아요. 그 자긍심이 어른들한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포에 대한 자긍심이 들어와야 된다고요. 목포의 빛이 사람을 통해서 빛이 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제 슬로건이 '사람이 빛이다'입니다."
    ◇ 퍼플섬 맨발 상처와 마음을 치유해준 약사
    ▲이승희 대표는 "목포는 골목마다 굉장히 많은 문화자원과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어 자긍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목포 서산동 광경 일부

    - 경험에서 비롯된 건지.

    "목포 내려와서 퍼플섬을 걷다 상처가 생겨 약국에 갔다가 한 약사님의 작은 호의로 제가 살아난 거죠. 오기로 섬 전체를 맨발로 걸어 막 피가 철철 나는 발에 천 원짜리 밴드를 사서 붙이러 갔는데 약사님 아무 말도 안 하고 비타민음료 2병을 마시라고 주는 거예요. 밴드를 붙이고 나오는데 제가 살아나더라고요. 사람을 살리는데 사람만한 것이 있으랴. 그래서 빛이 비서 만물을 성장시키는 것처럼 사람은 사람의 빛으로 살아나는 거다 그런 의미입니다."

    - '세미나콘서트' 소개한다면.

    "오는 20일 오후 7시 목포 유달예술타운에서 열립니다. '목포, 그들에 대한 위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강연과 콘서트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세미나콘서트'로 마련됩니다."

    ▲오는 20일 목포 유달예술타운에서 열리는 세미나콘서트에 출연하는 부산의 아이씨밴드 공연 모습

    - 행사의 취지는.

    "이 행사는 제가 대표를 맡고 있는 세미콘창작소 A앤C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쇼케이스입니다. 목포의 근대현사를 재조명하면서 목포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주요 출연자는.

    "이날 콘서트에는 제가 강사로 참여하고, 제주 춤꾼 박연술, 부산의 아이씨밴드, 싱어송라이터 황태현, 노래패 함성의 이근철, 박명희 등이 출연합니다. 아이씨밴드의 '나는 늘 네가 좋다', '바람'이라는 자작곡으로 막을 올리고 이어서 춤꾼 박연술이 '해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춤을 선사합니다. 황태현의 노래, '괜찮아'에 이어 두 번째 순서로 강연을 시작합니다."
    ◇ 서울·부산·제주·전남 지역 예술가 한자리에
    ▲오는 20일 목포 유달예술타운에서 열리는 세미나콘서트에 출연하는 제주 춤꾼 박연술의 공연 모습

    - 강연 내용에 대해.

    "80년대 목포의 민주화운동과 목포역 이야기, 1920년대 조선제유공장 노동쟁의 이야기, 1930년대 목포사람들의 생활상과 목포의 눈물, 고하도 감화원이야기, 1960년대 멜라콩아저씨의 사연 등이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연관된 노래들이 흐르며 강연에 더 큰 감동을 실어줄 것입니다."

    -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던데.

    "80년 민주화운동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불려진 '흔들리지 않게'와 '성자들의 행진', 아이씨밴드의 '바람-목포에서', '내 가는 이길 험난하여도', 9순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목포의 눈물', 이근철의 '대전블루스'가 강연 사이 사이에 불려집니다. 마지막 무대는 '내나라 내겨레'가 관객과 함께 제창되며 '목포, 그들에 대한 위로'는 마무리됩니다."

    ▲오는 20일 목포 유달예술타운에서 열리는 세미나콘서트에 출연하는 노래패 함성의 이근철 공연 모습

    - 주요 참석 예정자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과 강성휘 전남도사회서비스원 원장, 조상현 목포문화원사무국장, 정은채 목포도시재생센터장, 태고종중앙종회의장 시각스님, 5·18목포계승사업회 등입니다. 그리고 목포시민들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합니다."

    - 세미콘창작소 'A앤C'에 대해.

    "세미나와 예술적 퍼포먼스를 접목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인문, 역사, 교육 등 강연의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창작소입니다. 명칭 'A앤C'는 아고라커뮤니티(AgoraCommunity)의 약자입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의 광장으로 공동체 구성원이 모여 세상사 모든 이야기들을 나누는 곳입니다. 커뮤니티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집단체입니다. 'A앤C'의 토대는 사람들의 터전이며 광장이고 목적은 문화공동체의 형성입니다. '세미콘'은 실현방식입니다."

    ▲오는 20일 목포 유달예술타운에서 열리는 세미나콘서트에 출연하는 싱어송라이터 황태현의 공연 모습

    - 끝으로.

    "제가 고향의 한 약사님의 배려로 마치 빛을 찾은 것처럼 그동안 타향에서 쌓고 겪은 지난 50여 년의 인생경험을 가지고 고향에 와서 빛을 받아야할 분들, 상처받는 분들 이런 분들에게 작으나마 제 방식의 빛으로 보답하려고 합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어쨌든 사람을 살려내는 것은 사람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실행하려는 것입니다."

    ※ 이승희 세미콘창작소 'A앤C' 대표

    ▲이승희 세미콘창작소A앤C 대표

    전남 목포시 용해동에서 출생해 이로초등학교와 혜인여중, 정명여고를 졸업했습니다. 충북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치동과 노량진의 수능지리 일타강사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지난 2월 34년 만에 귀향해 남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연과 콘서트로 풀어내고자, 이근철, 김경래와 의기투합해 '세미나콘서트창작소'를 열었습니다.

    잎으로 세미콘창작소 A앤C를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해 가치 있고 질 높은 문화, 예술, 교육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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