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이웃을 계단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를 받은 60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수원고법 형사3부는 이웃을 계단에서 밀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5살 A씨에 대해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 17일 새벽 4시쯤 경기도 영통구의 한 빌라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서 61살 B씨의 가슴 부위를 양손으로 밀어 1층 계단 아래로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입니다.
B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1월 19일 숨졌습니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초인종을 눌러 잠에서 깨 현관문을 열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앞서가던 피해자가 발을 헛디뎌 앞으로 굴러 넘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A씨는 또 사고가 발생한 30분 뒤에 다시 계단 쪽으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가길 두차례 반복했고, 경찰이나 구급 신고는 이보다 30분이 더 지난 뒤에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평소 A씨는 "B씨가 고함을 지르거나 주변 사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7차례에 걸쳐 112에 신고하는 등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촬영된 CCTV에는 B씨가 뒤통수와 등 부분을 바닥 방향으로 향한 상태에서 계단 아래 방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과 배치된다"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CCTV 영상 감정서와 부검감정서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감정물 영상은 해상도가 많이 저하된 상태이며, 촬영 각도상 제약 등의 이유로 발을 헛디뎌 실족한 것인지, 외력에 의해 추락한 것인지 여부는 판독이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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