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한계 넘어선 전담 요양병원 의료진"

    작성 : 2021-01-22 19:36:09

    이슈가 있는 곳에서 뉴스를 전하는 '이 기자가 간다, 현장 인터뷰'입니다.

    오늘은 광주의 유일한 코로나19 요양 전담병원을 찾았습니다.

    거동을 제대로 못하는 고령의 환자들을 맡다 보니 그만큼 일손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정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마자 의료진 절반이 병원을 그만뒀습니다.

    치료와 간병 그리고 보호자 역할까지 1인 3역을 해내며 극한 상황에 떠밀린 의료진들의 만나보겠습니다.

    --------------------------

    #1. 방호복 착용


    #2. 밀접접촉자 병동 스테이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정승욱/의사
    (여기는 어떤 환자들이 계시나요) 밀접 접촉자분들을 저희가 모시고 있구요. 그분들이 대부분 고령이시고..


    #3. 격리 병실 진입

    정금주/간호사
    (몇 분이나 계세요?) 현재 저희가 23분을 모시고 있거든요. 병실은 1인실까지 포함해서 다 차 있는 상태에요

    간호사
    안녕하세요 어르신, 설사하고 그런 거 없으시죠? 조금만 더 참고 계세요.

    멀리서 괴성 아아..아아(뛰는 의료진)

    어르신 왜요? (아들도 보고싶고 언니들도 안 오니까 답답하죠).

    정승욱/의사
    혼자 놔두다 보니까 분리불안도 심하시고 연세가 지금 만 96세이십니다. (96세요?)


    #4. 확진자 병동 스테이션

    이승희/간호사
    [전화 통화]어머니 잘 계세요, 식사도 잘 하시고.. 일반식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환자 케어도 힘든데 보호자 전화 받고 이런 부분도 신경 많이 쓰이시고 그럴 거 같긴 해요)

    충분히 성심성의껏 답을 해주죠. 사탕이나 불고기 같은 거 보호자분들이 보내주거든요. 그러면 매 끼니마다 데워서 드리는 식으로 하고 있어요


    #5. CCTV 모니터 앞

    임형전/의사
    (어떤 부분들 유념해서 보세요?) 낙상 위험 환자들이 있으니까 수시로 모니터 하죠. 쉴 때도 항상 모니터를 보고 있죠. 눈을 뗄 수가 없죠

    (이름 없이)
    [전화]소고기 죽으로? (앉아있을 틈이 없으신 거 같아요) 그래요, 맞아요. 왔다 갔다 하면서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고 다리 아파요.


    #6. 격리병동 유리 사이 두고 생일 축하

    서미숙/간호사
    8일부터 지금까지 여기 있습니다. (8일부터면?) 처음 환자분들 들어오신 시점부터. (그럼 며칠째 못 들어가신 거예요?) 오늘이 13일째입니다.

    (이름 없음)
    (저기 뭐 준비하고 계시네요) 저희 우리 선생님들 중에 오늘 생일이어서.

    *격리실 유리 너머로 케잌 보여주자 건너편 생일인 간호사 손 흔듬/

    생일 축하 노래

    정금주/간호사
    새로운 동료애가 생겼다고 할까요? 적은 인원이지만 동료애로 뭉쳐서 저희가 또 어려운 환경에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7. 7일째 병원. 어른 없이 집에 있는 애들 생각에 울음 쏟는 간호사

    이승희/간호사
    집에 아이들 둘만 있어요. 맨날 전화로 닥달하죠. 지금 뭐 하는 짓인가 그런 생각도 처음에는 많이 했어요. (애들한테 한 말씀만 하시죠) 말 못하겠다.. 엄마가 항상 잔소리해서 미안한데..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거 알지?

    에필로그 
    "방역당국은 전담 요양병원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수가를 올렸으니 인력을 직접 채용해야 한다는 기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가 없다 보니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

    전담병원에서 살펴본 짧은 일상이었지만, 이들이 병원을 떠난다고 또 이 병원에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손가락질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병원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이제는 의료진들이 조금이라도 더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안정적으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자의 현장 인터뷰, 이계혁이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