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민의힘 대표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는 당권을 쥐려는 후보 4명의 진검승부가 펼쳐졌습니다.
'O·X게임', '악플 읽기' '밸런스 게임' 같은 이색 코너에서 후보들은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질문을 받아 들고 다채로운 답변을 내놨습니다.
토론회는 사회자 제안으로 후보자들이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건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습니다.
후보자들은 공통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O·X' 팻말을 들어 밝히는 코너로 몸풀기에 나섰습니다.
후보들은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사회자의 질문이 마저 다 끝나기도 전에 모두 'O' 팻말을 들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김 여사가 사과하지 않은 것을 "민심에 부응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규정했고, 원희룡 후보는 "국민에게 지는 것, 국민에게 겸허하게 다가가는 전환점이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다만, 윤상현 후보는 "충분히 김 여사는 사과할 의향이 있었다"고 한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고, 나경원 후보도 "최근 1월에 있었던 문자 이야기가 나오니까 모두 허탈했을 것"이라며 "사과 말씀이 있었다면 정말 많이 이기지 않았을까"라고 했습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해야 한다' 질문에 나 후보와 한 후보는 'X' 팻말을, 윤 후보와 원 후보는 'O' 팻말을 들었습니다. 나·한 후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윤·원 후보는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등을 들어 '변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2027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다'라는 질문에는 4명 모두 'X' 팻말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로 모두 이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꼽았습니다.
후보들은 '뼈아픈' 악플에 대한 답을 해야 하는 순간도 맞았습니다.
원 후보는 '20년 정치한 사람의 최대 업적이 학력고사 전국 1등?'이라는 악플에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의 업적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며 한 후보와 어깨동무한 사진을 올렸다 최근에는 한 후보를 향한 공세를 펴고 있는 점을 꼬집은 댓글에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습니다.
한 후보는 '이준석과 똑같은 '관종', 셀카 좀 그만 찍어!'라는 악플에 "댓글 보는 걸 즐긴다"며 "(저를 보러) 오신 분들에게 셀카 찍어드리는 것, 앞으로도 해드리겠다"고 응수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겨냥한 듯한 '자기 성공하려고 형님·형수님에 뒤통수치나?'라는 악플에는 "뭐가 되고 싶어서 공적인 임무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맞받았습니다.
나 후보는 '쓴소리도 못 하고 반대도 못 하는 사람'이라는 악플에 "조용하게 할 일은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고, '모든 선거마다 출마한다고 별명이 참새 방앗간'이라고 비판한 댓글을 두고는 "사실 이번 전당대회 웬만하면 출마하고 싶지 않았다"며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는 진보 성향 프로그램 출연을 문제 삼는 내용의 악플에 "좌파 쪽 방송에 나가는 우리 진영 사람이 없다. 강남·청담동 있는 아주머니도 듣는다"고 설명하고,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대표 선호도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데 대해서는 "누구보다 당의 변화·혁신을 장담하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난감한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도록 '강제'하는 '밸런스 게임'에서는 후보들의 솔직한 답변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나 후보는 '더 기분 나쁜 상황'으로 '오랜 지인의 문자 읽씹' 대신 '연판장 받기'라는 답변을 선택하고 "여러 가지 겪었지만, 연판장만큼 마음에 상처가 된 것은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과거 발언 중 더 후회되는 발언으로 '민주당 입당 가능' 대신 '박근혜 탄핵'을 택한 원 후보는 "가장 큰 실패의 이유, 가장 깊은 교훈으로 새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 후보는 무인도에서 함께 살아갈 인물로 총선백서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조정훈 의원 대신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을 뽑으며 "1번(이철규)을 선택하면 2번(조정훈)이 따라올 것 같다"고 뼈있는 대답을 남겼습니다.
과거 '친박 핵심'이었던 윤 후보는 '침몰하는 배 구명조끼를 누구에게 주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수영 좀 하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대표 경선 주요 이슈로 떠오른 '당정관계'를 가늠할 수 있도록 윤 대통령을 향한 '러브레터'를 띄우는 코너에서는 '건강한 당정관계'를 다짐하는 후보들의 일성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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